고금리에 차량 계약 취소 속출…완성차 "신차 구매 부담 줄인다"

박지성 기자 2023-01-17 11:31:07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차량용 반도체 난으로 인해 장기간 대기하던 고객들이 갑작스럽게 차량 인도를 포기하고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금리가 급격히 치솟은 탓이다. 신차 대기 고객들은 차량 계약을 포기하고 훗날 선수금을 더 모은 뒤 차량을 구입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리 상승 여파에 중고차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금리 상승 여파는 중고차 시장에서 그치지 않고 신차 시장에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5~6%대였던 할부 금리는 최근 10%를 훌쩍 넘었다.

자동차 할부 금리는 계약 시점이 아닌 출고 시점으로 금리가 정해진다. 최근까지 차량용 반도체 난으로 인해 차량 출고는 약 1년에서 2년 이상을 대기해야 했다. 지난해 초 차량을 계약해 이달 신차를 인도받는다면 이자는 약 3배에서 4배가량 높아졌다.

이에 신차 고객들은 지난해와 현재의 금리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자금을 다시 계획하거나 차량 계약을 포기하고 있다.

금리가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수입차 시장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싼 만큼 할부 금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금리 여파로 인해 이미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 금융을 축소했다. 국산차 시장도 피해가 확대되며 신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임시번호판을 단 신차가 줄줄이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신차 시장의 큰 손인 렌터가 업체들도 신차 도입을 최소화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한 렌터카 업계 관계 관계자는 “매년 신차를 도입해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을 내고 있지만 올해는 높은 금리로 차량을 도입한다면 수익성이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고금리 여파로 인해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짧아졌다. 사전 계약을 했던 고객의 취소물량이 많이 나오면서 자신이 원하는 차량이나 옵션이 어느 정도 맞는다면 사전 계약 취소된 신차를 바로 받아볼 수도 있게 됐고, 이로인해 출고 대기 시간도 짧아졌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제네시스 GV80은 계약 후 30개월 이상을 대기해야 했다. 그러나 이달 계약을 한다면 약 18개월만 기다려도 신차를 인도 받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도 지난해 말 약18개월을 대기해야 했지만 이달 계약하면 약 16개월로 단축됐으며 기아 쏘렌토는 10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됐다.

한편, 완성차 업체들은 고금리 시대를 맞아 고객들의 신차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BMW 코리아는 BMW 5시리즈, X5 및 X6 신차 구매 고객을 위한 초저금리 금융 상품을 출시했다. BMW 코리아는 고금리 시대에 따른 신차 구매 고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1% 대 초저금리 상품을 포함해 기존보다 낮은 이자율의 저금리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아는 고객들의 차량 구매 부담 완화를 위해 경차 모닝 전용 ‘굿모닝’ 할부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기아는 ‘굿모닝’ 할부 출시로 최근 7%를 넘어서는 신차 할부 금리 때문에 차량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고객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QM6, SM6, XM3 등 전 차종에 대한 2.9% 할부 상품(최대 12개월 및 할부원금 1000만원 이상)을 새롭게 선보이며 고금리 시대 소비자의 신차 구매 부담 완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차종에 따라 무이자 할부를 비롯해 일반 소모품 교체 지원 등 할부 조건에 따라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다양한 차종별 고객 맞춤 구매혜택을 제공한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 시대에 고객들의 차량 구매 부담을 덜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고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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