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대전' KT&G, 필립모리스 꺾고 1위 성장 이어갈까?

홍선혜 기자 2022-12-08 10:05:36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KT&G가 올 1분기 국내 담배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수년간 1위를 놓치지 않았던 필립모리스를 제친 것이다.

8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국내 담배 시장의 주축이었던 연초 궐련 제품에서 담뱃재가 없고 연기가 적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란 담뱃잎이 포함된 전용 스틱을 기기에 꽂아 가열해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의 담배를 말한다.

지난 10월 출시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일루마/사진=홍선혜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에 처음 진출한 건 2017년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시초였다. 당시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로 담배 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담배를 태우지 않고 쪄서 가열하는 방식으로 유해 물질이 적다는 점을 부각해 흡연자들에게 큰 인기를 받았다. 이로 인해 국내 출시 1년 만에 아이코스는 국내에서만 약 200만 대를 판매하며 국내 담배 시장 1위에 올라섰다. 필립모리스 이후 BAT와 KT&G도 질세라 발 빠르게 궐련형 전자담배를 국내에 도입했지만 이미 점유율 80%를 출시 첫해부터 차지한 필립모리스를 따라잡긴 힘들었다.

그러나 그해 KT&G가 11월 ‘릴’과 ‘핏’ 제품을 선보이며 대응에 나서자 점차 상황은 예상 밖으로 흘러갔다. 계속해서 신제품 출시에 힘쓰며 필립모리스와 각축을 벌인 KT&G는 2018년 19%의 점유율을 시작으로 2019년 29%, 2020년 34%, 2021년에는 42%까지 고공행진했다. 이에 반해 필립모리스는 지난해 45%로 점유율이 하락했고 올해 1분기 KT&G가 필립모리스를 꺾고 9% 이로 1위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KT&G의 권련형 전자담배 ‘릴’이 45%로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43% BAT의 글로가 11%로 집계됐다. 이후 올해 3분기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KT&G가 48.8%로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필립모리스가 40%, BAT로스만스가 약 12%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필립모리스가 지난 10월 3년 만에 국내에서 아이코스 신제품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는 필립모리스가 지속 성장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성장세와 5년 동안 차지했던 1위 자리를 뺏기고 독주하는 KT&G에 맞선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를 통해 필립모리스가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이코스 일루마는 기존 아이코스의 단점은 보완하고 편의 기능을 추가시킨 제품으로 완전한 신제품 보다는 기존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보여진다. 이번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잔여물이 남지 않아 청소가 필요 없다는 것과 기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오토스타트 기능이 추가됐다는 부분이다.

한국필립모리스 백영재 대표는 “필립모리스는 지난 2008년부터 아이코스에 13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었다”며 “오는 2025년까지 100개 국가로 확대하고 순 매출을 50% 이상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KT&G가 올해 11월 독자 혁신기술 적용 전자담배 '릴 에이블'을 출시했다/사진=KT&G

KT&G도 이에 질세라 지난 11월 3가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궐련형 전자담배 릴 에이블을 출시했다. 릴 에이블에 접목된 AI 기술은 주변의 온도와 습도 등을 고려해 예열온도를 최적화하는 기술과 사용상황에 따라 추가 가능한 모금수와 시간을 제한 하는 기능, 적절한 충전 타이밍 기능이 디바이스에 적용된 기능이 탑재됐다.

아울러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제어가 가능하도록 연결할 수 있으며 기기에는 디바이스 찾기 기능도 접목됐다. 또한 메시지나 전화 알림, 날씨 및 캘린더 정보 확인 등의 기능을 지원해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임왕섭 KT&G NGP사업본부장은 “‘릴 에이블’은 하나의 기기로 3가지 전용스틱을 사용할 수 있고, AI 기술도 적용돼 소비자의 편의성을 한 차원 더 높인 제품이다”라며, “향후에도 기술혁신과 과학적 역량에 기반해 성인 흡연자에게 더 나은 선택을 제공하고,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릴 에이블은 릴 하이브리드, 릴 솔리드보다 유사하거나 그 이상의 위험 저감을 확인했으며 미래성장에 대해 세팅을 하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궐련형 전자담배의 점유율은 2017년 2.2%에 그쳤지만 2021년 약 6배가량 증가한 12.4%를 기록했다. 담배업계에서는 올 전자담배 시장규모가 15%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규모도 점차 확대 중이다. 2017년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규모는 3597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배 이상 성장해 약 1조 8151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향후 2025년에는 더욱 성장해 2조 5000억원의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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