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현실화율 2년 전 수준으로 낮춘다…"종부세·재산세 완화"

최형호 기자 2022-11-23 10:22:50
[스마트에프엔=최형호 기자] 정부가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린다. 집값이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실거래가보다 공시가격이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낮춰 종부세·재산세 등 부동산 세금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송파구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지난 22일 한국부동산원 서울강남지사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를 열어 공시가 현실화율 수정·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공시제도 개선을 위한 전문가 자문위원회 위원인 유선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에 적용하는 공시가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출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내년에 적용되는 현실화율은 공동주택 기준으로 평균 69.0%로, 올해 71.5%보다 낮아지게 된다. 가격대별로는 9억원 미만 아파트에 적용하는 현실화율이 68.1%, 9억원 이상∼15억원 미만 69.2%, 15억원 이상 75.3%다.

올해와 비교해 현실화율이 9억원 미만은 1.3%포인트(p), 9억원 이상~15억원 미만, 15억원 이상은 각각 5.9%p 낮아진다. 

앞서 국토부는 1차 공청회를 통해 당초 72.7%로 계획돼 있었던 내년 현실화율을 올해(71.5%)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후 실거래가가 공시가보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이 122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조세 저항 우려가 커지자 보완 방안을 마련했다.

국토부는 주택마다 차이는 있지만 올해 공시가격이 집값이 하락한 곳이 많고, 현실화율까지 2020년 수준으로 낮추면서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의 경우 내년 공시가격이 올해보다 떨어지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 집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 새 현실화율 제고분이 높아 2년 전으로 현실화율을 되돌려도 공시가격이 2020년 수준으로 낮아지진 않는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면적 82.6㎡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22억6600만원으로, 현재 실거래 가격(23억원)을 공시가격 산정을 위한 '적정 시세'라고 가정하고, 현실화율을 2020년(9억원 초과 평균 75.3%)으로 낮추면 내년 공시가격은 17억3200만원 선이 될 전망이다.

올해 이 아파트 공시가격보다는 낮고, 2020년(16억5000만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강남구 대치 은마 아파트 전용 84㎡ 역시 올해 공시가격이 18억8000만원인데 2020년 수준으로 현실화율을 떨어뜨리면 내년 공시가격(적정 시세 23억5000만원 가정)은 17억7000만원 정도로 올해보다 떨어지지만 2020년 공시가격(15억3300만원)보다는 높다.

한편 정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내년도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시가격 현실화율 회귀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공시가격이 2020년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세율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통해 세금 인하 방안을 마련중이다.

종부세는 이미 올해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낮춰놓은 상태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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