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카카오 대표 "이원화 조치...이례적 상황에 시간 오래 걸려"
2022-10-16
[스마트에프엔=김효정 기자] 카카오톡 및 카카오 플랫폼 기반 서비스들이 임대 데이터센터(SK주식회사 C&C) 화재로 인해 지난 주말 내내 장애를 겪으면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같은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던 네이버의 경우 장애 복구가 빨랐지만, 카카오 서비스들은 그렇지 못했다. 이에 대한 피해 보상은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관심이 주목된다.
먼저 살펴볼 것은 카카오톡 같은 무료 메신저 서비스는 '보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천재지변이나 장애 발생시 서버 이원화 등 관리가 부실했던 비난을 받을 수 있겠지만, 고의성이나 불법행위가 없는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라 피해 보상 범위는 아니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음원 스트리밍앱 멜론, 카카오 웹툰, 카카오 이모티콘 등 이번에 장애가 발생한 유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장애 기간 동안의 기준에 따라 보상은 이뤄진다. 해당 서비스에 대해서는 카카오가 추후 공지를 할 예정이다.
문제는 카카오내비·카카오T 불통으로 인한 택시 및 대리기사 영업 제한, 카카오뱅크 송금 불가로 인한 피해, 카카오 로그인을 활용하는 소상공인, 카카오 로그인을 통해 접속이 가능한 가상자산 플랫폼의 매수·매도 금전피해 주장 등 복잡한 사례에 대한 '배상' 문제다.
실제로 카카오 로그인을 통해 음식을 팔거나 예약을 받아야 하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했던 소상공인들은, '유료'에 대한 손해배상은 가능하다. 이에 대한 내용은 카카오 법률팀에서 상세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어떤 피해가 있는지 예측 가능한 부분이기에 큰 논란은 없다.
이미 카카오는 16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주요 서비스 장애에 대응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 출범키로 했다. 내주 중 보상 대책 소위를 통해 피해 신고 채널을 마련하고 신고 접수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카카오 멜론, 웹툰 등 일부 유상 서비스별로 이용자 피해보상에 착수했다. 모빌리티, 게임 등 다른 서비스 역시 신고 채널 등을 통해 피해 상황을 따져본 뒤 적절한 피해 보상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카카오가 예측하기 힘든 부분, 즉 카카오뱅크를 통해 장애 기간 동안 누가 어떻게 얼마만큼 송금을 했어야 했는지 및 카카오 로그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어느 시기에 매도 매매를 해야 했는지는 피해 예측이 불가능한 부분이다. 이러한 부분은 손해배상 소송으로 가도 입증하기 힘들기 때문에, 장기적인 논란이 이러질 수 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거의 전 국민이 알고 있고, 대부분이 활발하게 사용하는 카카오톡 서비스에 대한 '정신적 피해' 측면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무료 서비스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은 카카오의 진정어린 사과와 재발 방치 대책 외에 논하기가 어렵다. 국내 법적으로도 보상할 근거도 없다. 미국의 경우, 이 정도의 주요 서비스(상품, 제품 포함)에 있어 중대한 과실이 발생한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관련 법 또한 없다.
이번 장애로 인해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 관리와 장애에 대한 관련 법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도 카카오 서비스가 '국가 통신망'에 준한다고 말하며 신속한 복구와 사고 후 조치에 대해 직접 살펴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독점이나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수준의 서비스라면 국가가 제도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판교 SK C&C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만나 "피해 보상에 대해 규모와 범위를 조사해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장애 서비스가 다 복구되면 각종 채널을 통해 받은 피해접수를 통해 이후 피해 보상 규모 등이 정확히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 제공한 'SK(주) C&C 구상권'에 이목 집중
한편, 이번 장애의 직접적인 원인, 즉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를 유발한 SK(주) C&C가 서버 입주사들에게 우선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카카오가 역대급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면, 수백억원 이상의 구상권 청구금액이 발생할 수 있다.
카카오가 서버 이원화 등 긴급복구체계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비난에 앞서, 부실한 관리로 데이터센터의 화재를 일으킨 SK(주) C&C가 더 큰 잘못이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카카오는 이 데이터센터에 3만2000여대의 서버를 운용하는 핵심 데이터센터로 운영해 왔다.
카카오 측은 "서버 이원화 시스템을 운영해 왔지만, 전원 차단에 따른 피해로 시스템 복구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장애가 발행산 본사, 계열사 및 고객사 서비스 이용자 피해 보상을 진행한 후에 SK(주) C&C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순으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상권 규모는 카카오의 보상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데, 지난 2014년 삼성SDS의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수백억원 대의 구상권 청구 금액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태가 당시 사건 보다 규모 측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게 때문이다.
현재 소방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고, 감식 결과에 따라 귀책 사유가 명확해 질 것으로 보인다. SK(주) C&C의 데이터센터 설계 이상과 비상전력공급 시스템 운영에 대한 실수 등을 살펴보고 있다.
또한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에 논란에 된 SK(주) C&C와 카카오 등 대형 부가통신사업데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 조치 의무화를 제대로 지켰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 실장은 "화재와 관리 부실 등 분석을 정밀하게 하고 나서, 부가통신사업자의 경우에도 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 보완사항이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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