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적자 한전, 법카 흥청망청 사용 '눈살'

[스마트에프엔=한민식 기자]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한국전력공사 산하 여러 부서에서 비상식적으로 방만하게 법인카드를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중위) 소속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전력공사 서울·부산·울산본부에서 법인카드로 결제된 50만원 이상의 식비를 확인한 결과 부적절한 집행이 대거 발견됐다고 6일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전 서울본부 기획관리실 경영지원부는 지난해 3월 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시행 중이던 당시 직원 정년퇴직 행사 후 프랜차이즈 한우 전문점에서 오찬 회식을 한 뒤 409만91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법인카드 방만 사용 뿐 아니라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또한 지난 2020년 11월 말 서울본부 전력사업처 배전운영부가 체육문화 행사비로 서울 중구 소재 오마카세 일식당에서 70만5천455원을 법인카드로 비용 처리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 초 서울본부의 마포용산지사 고객지원부는 고객지원실 체육문화행사로 롯데호텔에서 112만4천536원을 사용했고 다음날 기획관리실 재무자재부는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식비 177만496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하는 등 방만하게 사용했다. 

한전은 현재 출장용·하이패스카드를 제외하고 총 2636개의 법인카드를 사용 중이다. 물품 구입을 제외하고 법인카드로 건당 50만원 이상 결제시 사용처, 용도, 인적사항 등 사실관계를 증빙서류에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섭외성 경비를 줄이기 위해 동일 장소에서 분할결제(쪼개기)를 해서도 안 되며 건당 50만원 이상의 식비 집행 건에 대해서는 처·실장이나 사업소장이 결재해 사용의 적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인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14조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었던 지난해 영업적자 5조9000억원을 이미 2배 넘게 웃돌았다.

올해 전기요금을 4월과 7월에 잇달아 인상한 한전은 이달부터 1kWh당 2.5원에서 11.7원까지 또 인상했다.

김 의원은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정착을 위한 전기요금의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전이 이처럼 방만하게 운영된다면 요금 인상의 당위성을 납득할 수 있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경영은 크게 악화했음에도 지난 5년간 한전과 자회사에서 신규 채용한 인력과 인건비는 외려 급증했다.

국회 산중위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각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공공기관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을 분석한 결과 한전과 자회사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신규 채용한 인력은 1만9010명으로 집계됐다.

한전의 경우 지난 2012부터 2016년까지 4672명을 신규 채용했지만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전 대비 두 배에 가까운 신입직원 7719명을 뽑았다.

한전과 자회사의 인건비는 2017년 3조2038억원에서 지난해 4조1647억원으로 약 30%(9천609억원) 증가했다.

구 의원은 "한번 신규 채용한 공공기관의 일자리는 쉽게 줄일 수 없고, 방만한 확대에 따른 체질을 개선하려면 오랜 시간과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한전과 자회사들의 무분별한 신규 채용이 결국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고 비판했다.

한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체육행사·정년퇴임 행사 등을 연말에 한 번에 진행하다보니 규모가 커져 과하게 집행하게 됐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사적으로 점검하고 교육해서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민식 기자 alstlr56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