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법인세 부담 과도…‘법인세제’ 개선 지적
2022-11-15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오는 10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경기 전망이 부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BSI 전망치는 89.6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BSI 전망치는 올해 4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8월 86.9까지 떨어진 후 9월 95.8로 반등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80대로 하락했다.
이달 BSI 실적치는 86.0으로 올해 2월부터 8개월 연속 기준선 100 아래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10월 업종별 BSI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올해 6월부터 5개월 연속 동시에 부진했다. 제조업은 기준선을 초과한 세부산업이 전무했다. 특히 국내 3대 수출품목을 포함한 업종(전자·통신, 자동차·기타운송, 석유정제·화학)이 모두 부진했다.
비제조업 세부산업 중에서는 이달에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명 밑으로 떨어지며 감염 부담이 줄어든 영향으로 스포츠, 공연 관람 등이 포함된 여가·숙박 및 외식업(111.1)만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다만 연료비 상승으로 인해 전기·가스·수도(82.4)업이 가장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10월 조사부문별 BSI를 살펴보면 지난해 1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모든 부문(채산성 90.5, 자금사정 92.2, 투자 94.1, 내수 95.2, 수출 95.2, 고용 99.4, 재고 105.6주9))이 동시에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특히 고용(99.4)은 지난해 3월(99.5) 이후 1년 7개월 만에 기준선(100)으로 떨어졌다.
전경련은 “3대 수출 주력업종이 동시에 부진 전망을 보인 것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침체 골이 깊어질 것”이라며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제조업 재고 BSI(109.0)가 2020년 7월(112.9)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향후 생산·투자·고용의 연쇄적인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내기업들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 장기화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와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 둔화의 복합적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법인세제 개편, 근로시간 유연화 등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조치들이 신속히 이뤄져 기업들의 경영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 환율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
주요 기업은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등 생산비용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할 것을 우려했다.
전경련이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수출기업들의 재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환율 전망 및 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올해 연평균 환율 수준을 1303원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긴 해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1395원)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기업들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을 평균 1400원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점의 연평균 환율 전망 1303원은 올해 초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수립할 당시에 전망한 연평균 환율 수준인 1214원에 비해서 89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연평균 환율을 1300원 이상으로 전망한 곳이 연초에는 8.6%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7배가 넘는 60.8%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수출 제조기업의 경우 환율 전망을 기초로 수출입 단가, 영업이익 등 구체적 경영계획을 수립한다”며 “최근 환율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져서 기업들의 경영 애로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올해 예상되는 환율 전망치가 연초 사업계획 수립시 수준을 상회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평균 0.6%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 전망치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영업이익 감소’, ‘영업이익증가’, ‘영향 없음’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환율 전망치 상승으로 기업들의 매출액은 평균 0.3%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감소할 것’, ‘영향 없음’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환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용감축 등 긴축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환율 급등에 대응해 ‘인건비 등 원가 절감’과 같은 허리띠 졸라매기로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수출입단가(혹은 물량) 조정’, ‘상품 투자 등 환헤지 전략 확대’, ‘별다른 대응책 없음’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국제정세 불안, 한미 금리차 확대 등으로 원화가치 추가 하락 우려 정부, 외환시장 안정 조치 등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향후 원화 가치를 추가로 하락할 수 있는 요인에 대해 ‘러‧우 사태 등 국제정세 불안 지속’, ‘한미 금리차 확대’, ‘유럽‧중국 경기침체’, ‘무역수지 적자 심화’ 순으로 꼽았다.
기업들은 환율안정 정책과제로는 ‘외환시장 안정 조치’가 가장 많았다. ‘수출입 관련 금융‧보증지원’, ‘공급망 안정화’, ‘주요국과의 통화스왑 체결’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 경제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고금리 등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환율마저 급등해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지금 환율 수준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과도한 측면이 있으므로 통화스왑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안정 조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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