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고 환율·유류할증료 발목 잡히나?…여행 심리 위축 우려

박지성 기자 2022-09-26 11:11:39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정부가 입국 시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에 더불어 일본 정부가 외국인의 무비자 개인 여행을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높은 환율과 유류할증료가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3일 모든 입국자에게 적용해오던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를 폐지하기로 했다. 입국 후 PCR(유전자증폭)검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과거 입국 후 격리 및 입국 전 현지에서 검사 후 입국을 해야하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입국 시 방역 조치는 해제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또한 일본이 다음 달 11일부터 하루 입국자 5만명 상한선을 폐지하고 외국인의 무비자 개인 여행을 전면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항공업계를 발목 잡는 방역 규제와 항공업계의 주축 노선 중 하나인 일본 노선이 풀리면서 경영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높은 환율과 유류할증료가 발목을 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높은 환율 탓에 여행 심리 위축

항공 업계들의 이러한 우려 이유 중 하나는 여행객들의 여행 심리 위축이다. 여행 심리 위축에 크게 작용하는 것은 높은 환율이다. 여행객들은 여행을 위해 환전을 하는데 현재 높은 환율 때문에 환전하기 부담되는 상황이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26.10원이다. 지난 22일에는 2009년 3월31일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계속해서 1400원대를 웃돌고 있다.

높은 환율은 여행객들은 물론 항공사에도 부담을 준다. 항공사들은 일반적으로 항공유와 리스비 등 외화로 결제하는 비중이 높아 환율 변화에 대해 민감하다. 환율변동을 우려해 환 헤지(위험회피)를 기본적으로 가입하고 있지만, 외화 지출이 외화 수입보다 많고 외화 차입금 비중도 높아 환율 상승이 나타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급등했던 유가가 최근 들어 하락하면서 항공유의 가격도 내리고 있지만, 환율이 높아지면서 효과를 못 보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2분기 기준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약 35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284억원의 외화 환산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높은 환율로 인해 여행객들과 항공사들 모두 부담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유류할증료 치솟아

또 다른 이유는 유류할증료다. 10월 대한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1단계 상승한 17단계가 적용돼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3만6400∼27만5800원이 부과된다.

유류할증료는 유가 상승에 따라 올해 7·8월 22단계까지 오르며 최대 33만9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달 16단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유가 상승세에 따라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지난달보다 1단계 상승했다.

유류할증료 또한 여행객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다. 유류할증료가 오른다면 항공권 값도 오르기 때문에 여행객들의 여행 심리 위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 증가와 일본 방역규제 완화로 일본 여행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며 “고 환율과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여행 심리가 위축될 수 있지만 여행 수요는 조금씩 회복 추세이기 때문에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방역 규제 완화와 각 나라의 방역 규제가 코로나19 전으로 돌아가면서 여행 심리 위축이 아니라 여행 보복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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