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원유가 기습 인상에 분열된 유업계
2022-08-18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원/달러 환율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1350원대를 넘어선 가운데 고환율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4일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환율이 상승하는 주요 요인으로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국제수지 악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을 꼽았다.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각국에서 시행했던 완화적 통화정책이 차츰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미국 연준은 올해 3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특히 6월과 7월에는 각각 0.75%포인트(p)를 인상하면서 기준금리가 2.25~2.5%에 이르게 됐다.
미국의 통화정책은 글로벌 달러 가치를 변화시킴으로 각국의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의 연이은 금리 인상이 달러화 강세를 더욱 심화해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 또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면서 내년 말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매 분기말 발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의 적정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파월 연준 의장도 향후 9월 FOMC에서는 동 수치가 업데이트돼 내년 말 적정 금리가 4%를 조금 밑도는 수준으로 상향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는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와 함께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지난 2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도 환율의 상승과 관련이 있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으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가 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보고서는 국제 유류·원자재 가격을 비롯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원화 약세가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 유가(WTI)는 지난 6월에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하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9.1%로 1981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4.4%로 전망했으나 7월에 다시 3.2%로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환율의 장기적인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인구구조 변화, 해외투자 증가 등을 들었다.
빠르게 이뤄지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향후 경제 가능 인구가 짊어져야 할 노년인구 부양부담이 커지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장기에 걸쳐 누적될 경우 경상수지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면서 외환의 초과 수요를 유발해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다.
보고서는 직접투자, 증권투자 등과 같은 해외투자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것도 환율 상승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 관세 인하·무역금융 등 대응책 필요
보고서는 그동안 한국 경제가 수출을 통한 상품수지 및 무역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성장해왔으나 최근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기반한 환율의 상승이 수출 증가와 이에 따른 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화가 지속해서 절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될 경우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면서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환율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원유 관세 인하, 통화 스왑, 기업 금융비용 경감 및 환율변동보험 한도 확대, 소비·투자·수출 진작 대책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非)산유국 중 유일하게 수입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글로벌 요인에 따라 재차 상승할 경우 현행 유류세 인하 조치와 함께 원유 관세 인하를 함께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소비·투자·수출 진작책과 관련해 “환율의 상승이 경제 전반의 활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소득세 및 법인세 인하, 기업 투자세액 공제 확대, 수출금융지원 확대 등 고비용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대책들이 적기에 시행돼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의 협력이 시급한 시점”고 말했다.
민경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당면한 환율, 물가, 금리 상승 등의 문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계돼 있어 각각을 타깃으로 한 거시경제 정책의 효과가 독립적으로 발생하기 어렵다”면서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리스크 요인들이 금융·실물경제 위기로 파급되지 않도록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기업의 환 헤지 및 결제통화 다양화 등 환율 민감도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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