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시즌-CJ 티빙, 연합전선 구축으로 '넷플릭스' 위협

KT "티빙과의 시너지 효과 기대…토종 OTT 저력 발휘할 것"
토종 1위 OTT 타이틀 쟁취…티빙 "'글로벌 NO.1 K콘텐츠 플랫폼' 도약"
황성완 기자 2022-07-15 11:39:48
15일 기준 넷플릭스에서 대한민국 시리즈 1위를 달리고 있는 '우영우' /사진=황성완 기자
15일 기준 넷플릭스에서 대한민국 시리즈 1위를 달리고 있는 '우영우' /사진=황성완 기자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KT와 CJ ENM이 각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시즌'과 '티빙' 통합을 공식화했다. 양사는 지난 14일 KT스튜디오지니와 티빙이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합병 비율은 티빙 대 시즌이 1대 1.5737519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이러한 합병은 양사에게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매주 이용자들의 시청시간을 집계해 발표하는 '전 세계 톱 10 프로그램(쇼)' 주간차트에 따르면 KT그룹 계열사 채널 ENA가 지난달 29일부터 선보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비 영어권 작품 1위를 유지 중이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을 넘고 1위를 기록 중이다.

우영우는 천재적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신입 변호사 우영우(배우 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담은 법정 휴먼 드라마로, 첫 회 0.9%로 출발했으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3회 4%, 4회 5.2%를 기록하며 지난 14일 방영한 6화는 9.6%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KT가 야심차게 준비한 카드가 통한 것이다. 탄탄하면서도 따뜻한 스토리와 박은빈, 강기영 등의 탁월한 연기가 어우러져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 업계 측 설명이다.

KT 입장에서는 티빙이라는 거대한 콘텐츠 유통망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KT는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 사업을 수직 계열화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시즌의 부진으로 OTT 시장에서의 입지가 약했다. 이번 합병으로 400여만명의 이용자 수를 보유한 티빙을 통해 콘텐츠를 수급할 수 있게 되면서 KT는 제작 역량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합병과 관련해 KT 관계자는 "해외 OTT로 인해 국내 OTT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한데 이번 합병으로 인해 티빙과의 콘텐츠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토종 OTT로서의 저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KT 스튜디오 지니가 처음 ENA 채널을 방영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지만, 지난 6회 방영 기준 우영우의 시청률이 10배 가까이 올랐다"며 "입소문을 통해 ENA 채널도 유명세를 탔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영우는 ENA 채널에서 방영 중이며, 넷플릭스와 KT 시즌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합병으로 인해 티빙에서도 우영우를 만나 볼 수 있게 됐다.

티빙은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 22일에 방영한 '술꾼도시여자들'로 인기를 모았다. 현재 술꾼도시여자들은 인기에 힘입어 시즌2를 제작 중이다. 티빙은 독보적인 오리지널 콘텐츠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료가입자 성장세를 보이며, 25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 약 2조원에 달하는 높은 기업가치도 인정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최정상 파라마운트와 '파라마운트+ 브랜드관', 오리지널 공동제작, 콘텐츠 투자 등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티빙·시즌 CI /사진=KT
티빙·시즌 CI /사진=KT
토종 OTT 1위 웨이브 넘어선다…동맹군, 넷플릭스 바짝 추격

이번 합병으로 티빙과 시즌은 토종 OTT 중 1위 사업자인 웨이브를 넘어설 수 있게 됐다. 동맹군 KT 시즌과 함께 웨이브를 능가하는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2020년 SK텔레콤은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을 제안했으나 당시 CJ ENM은 JTBC와의 합작법인 설립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한 바 있다.

웨이브는 지난 2019년 SK텔레콤의 OTT 서비스 '옥수수'와 지상파 3사 '푹'의 통합으로 출범했다. 현재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한 투자 전문 회사 SK스퀘어가 약 3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시즌이 티빙에 합병되면 티빙은 국내 OTT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티빙과 시즌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각 402만명과 157만명으로 합치면 총 559만명 규모의 이용자를 보유하게 된다. 이는 국내 1위 OTT인 웨이브(424만명)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여전히 1118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에는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국내 가입자 수가 점점 빠지면서 하락세를 보이는 넷플릭스를 바짝 추격할 수 있는 원동력도 얻게된다.

티빙 관계자는 "티빙 역시 콘텐츠 측면에서 KT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웨이브 보다 많은 가입자 수를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을 티빙 대표도 "티빙과 케이티시즌의 만남은 최근 글로벌에서 위상이 강화된 K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OTT 생태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양사의 콘텐츠 제작 인프라와 통신 기술력을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NO.1 K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의지를 표현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