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강제'...웹툰·웹소설 이용자 연 690억원 더 부담한다

김효정 기자 2022-06-19 11:07:52
[스마트에프엔=김효정 기자]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여파로 국내 웹툰·웹소설 이용자들이 연간 약 690억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19일 추산했다.

음원 스트리밍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자를 포함할 경우 전체 콘텐츠 앱 이용자들이 추가 부담할 금액은 3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양정숙 의원실은 덧붙였다.

양 의원실의 분석에 따르면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로 결제 수단인 네이버 쿠키와 카카오 캐시의 가격이 20% 인상됨에 따라, 약 492만8000명으로 추정되는 웹툰·웹소설 유료이용자가 연간 689억90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분류별로는 웹툰 유료 이용자 301만명의 부담이 연간 약 381억1000만원 늘고 웹소설 이용자 191만8000명의 부담이 308억8000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OTT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의 추가 부담액 추정치 2300억원과 더하면, 콘텐츠앱 이용자의 추가 비용이 3천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 의원은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 네이버시리즈, 카카오페이지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에 유료결제 경험 비율을 곱해 웹툰·웹소설 유료이용자 수를 추정했다.

또, 남녀 웹툰·웹소설 월평균 유료이용금액에 남녀 비율(50.9% 대 49.1%)을 적용해 '가격 인상전 월평균 이용금액'을 산출하고 여기에 20% 인상률을 적용한 '가격 인상후 이용금액'을 산출한 뒤 이들간 차액에 12개월을 곱해 연간 추가 부담액을 산출했다.

다만 이는 유료이용자들의 콘텐츠 결제가 모두 인앱결제라고 가정하고 산출한 것이다.

웹툰·웹소설 앱 요금인상에 따른 이용자 연간 추가 부담액(추정) /자료=양정숙 의원실
웹툰·웹소설 앱 요금인상에 따른 이용자 연간 추가 부담액(추정) /자료=양정숙 의원실

구글은 지난 4월부터 구글플레이스토어 등록 앱에 대한 인앱결제 시스템 적용을 의무화하면서 연간 매출 100만달러(약 12억원)까지는 15%, 매출 100만달러 초과분에는 30%의 결제 수수료율을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23일부터 안드로이드 앱 내 웹툰·웹소설 결제 수단인 쿠키의 앱 내 결제금액을 개당 100원에서 120원으로 20% 인상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이달부터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 콘텐츠 대여·소장에 사용하는 캐시 가격을 1000캐시당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높였다.

양정숙 의원은 "구글은 국내 법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이용자에게 전가되고 있으며,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 날것"이라고 우려했다.

양 의원은 "근본 원인은 국내 앱마켓 시장을 구글과 애플이 86.2% 이상 점유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며 "앱마켓 시장의 경쟁촉진과 이용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서 질의하는 양정숙 의원 / 사진=연합뉴스
국회에서 질의하는 양정숙 의원 / 사진=연합뉴스


양 의원이 지난 17일 발의한 개정 법안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인 모바일 콘텐츠 등 제공사업자가 하나의 앱 마켓에 등록하는 경우 정부가 동일한 이동통신단말장치를 통해 이용이 가능한 다른 앱 마켓에도 앱 등록을 권고할 수 있다.

이 법안에는 권고에 따라 다른 앱 마켓에 앱 등록을 하려는 사업자에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보조금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규제가 아니라 지원을 수반한 권고를 통해 경쟁을 활성화하고 시장의 독점적 구조를 해소하려는 취지다.

양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유무형의 비용과 절차 때문에 여러 앱 마켓에 등록을 기피하던 사업자가 수월하게 다양한 앱 마켓에 모바일 콘텐츠를 등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애플처럼) 스마트폰 OS와 앱마켓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업자가 다른 앱마켓의 설치·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도 추가로 발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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