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탓에 요금 인상된 토종 OTT업계…대처 방안은?

웨이브·티빙·쿠팡플레이, 안드로이드 앱서 구독 요금제 가격 인상…"매출 100만 달러 초과분, 30% 수수료율로 어쩔 수 없어"
OTT, 안드로이드 앱 대신 PC·모바일 웹 통해 결제 방안 마련…"이용자들 위한 할인 이벤트도 실시"
쿠팡플레이 "손흥민 토트넘 등 스포츠 경기 전략으로 소비자 공략"
황성완 기자 2022-06-08 09:53:31
콘첸츠 웨이브 PC 화면 /사진=황성완 기자
콘첸츠 웨이브 PC 화면 /사진=황성완 기자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구글이 지난달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외부 결제용 아웃링크를 넣은 앱의 업데이트를 금지한 데 이어 6월부터 이를 따르지 않는 앱을 구글플레이에서 삭제하는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발표했다. 웨이브·티빙·쿠팡플레이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구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최대 30%의 수수료 탓에 앱 내 이용 가격을 줄줄이 인상한 바 있다. 특히 가격 인상 및 오는 10월부터 계정 공유를 금지 하는 정책으로 입지가 낮아진 넷플릭스의 빈자리를 디즈니플러스가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토종 OTT업계의 대처가 주목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안드로이드 앱 내 OTT의 디지털 콘텐츠 이용 가격이 일제히 15∼20%씩 인상됐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가 안드로이드 앱에서 결제하는 구독 요금제 가격을 인상하고 나선 것이다. 티빙은 지난 3월 31일 베이직·스탠다드·프리미엄 월간 이용권 가격을 각각 1100원·1600·1400원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가격은 각각 9000원·1만2500원·1만6000원이 됐다. 웨이브도 지난 4월 1일부터 베이직 7900원에서 9000원, 스탠다드 1만900원에서 1만2500원, 프리미엄 1만39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올렸다. 쿠팡도 지난 3월 와우 멤버십 월 회비를 4990원으로 인상한다는 안내문을 고지했고, 오는 10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와우 멤버십 회원들은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OTT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인앱결제 시 업체들에 연간 매출 100만달러(약 12억원)까지는 15%, 매출 100만 달러 초과분에는 30%의 수수료율을 매기기로 하면서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티빙 할인 이벤트 및 웨이브 전용 할인 카드 /사진=황성완 기자
티빙 할인 이벤트 및 웨이브 전용 할인 카드 /사진=황성완 기자
플랫폼 업체들이 15∼20%씩 가격을 올리면서 상당 비용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의 소비 심리 약화로 플랫폼 업체 매출과 창작자 수입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나온다.

이에 웨이브·티빙·쿠팡플레이 등 토종 OTT 플랫폼 업계는 안드로이드 앱 대신 PC와 모바일 웹을 통해 결제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안드로이드 앱 내 이용 가격을 인상했지만, PC와 모바일 웹에서는 기존 가격을 유지하면서 이벤트를 진행해 앱 외 결제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이라는 독점적 앱스토어의 횡포를 피해 일종의 우회 경로를 만든 것이다.

우선, 티빙은 지난달 18일부터 오는 30일까지 PC와 모바일 웹에서 구매할 경우 최대 40% 할인되는 '베이직 연간이용권'을 내놨다. 웨이브도 지난 4월 27일 KT국민카드와 합작해 지난달 이용 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웨이브 월정액 상품을 7900원에 할인해주는 '웨이브 KB국민카드'를 선보였다. 아울러, 웨이브·티빙 모두 프리미엄 가격 기준 최대 4인까지 계정 공유를 할 수 있어 사실상 들어가는 비용은 1인당 4000원 꼴로 저렴한 셈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요금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는 상품을 준비했다"며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이용자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 4인까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면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플레이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오는 17일부터 토트넘 홋스퍼와 함께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2개 경기 관람권 예매가 가능하다. /사진=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오는 17일부터 토트넘 홋스퍼와 함께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2개 경기 관람권 예매가 가능하다. /사진=쿠팡플레이

스포츠 경기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쿠팡플레이도 주목된다. 개별적으로 월 요금을 내는 넷플릭스, 티빙 등과 달리 와우 회원이라면 손흥민의 토트넘 등 스포츠 경기를 비롯한 다양한 영화, TV프로그램을 쿠팡플레이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더불어 토트넘 홋스퍼와 함께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2개 경기 관람권 예매 기회도 지난 3일 마련했다. 쿠팡플레이는 오는 17일 오후 3시부터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가 펼치는 1차전 경기, 오는 19일 오후 3시부터 토트넘 홋스퍼와 세비야 FC가 펼치는 2차전 경기 티켓 예매를 진행 중이다. 한편, 지난달 23일 진행된 손흥민의 아시아인 최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결정전 경기에는 쿠팡플레이에 많은 접속 인파가 몰리면서 한때 접속 장애가 일어나기도 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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