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득세에 '적자 늪' 빠진 영화관, 특수관·프리미엄 전략으로 판 바꾼다

극장가, 넷플릭스 등 OTT에 밀려 적자 이어가...
특수관 및 프리미엄 전략으로 관람객 공략
홍선혜 기자 2023-08-17 11:23:20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데이트 코스로 영화관 이용하는 것이 비용 때문에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다. 영화관람료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1만5000원 선으로 대폭 올랐다. 여기에 팝콘이나 음료수 등을 구매한다면 2명이 영화 한번 보는데 5~6만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 이렇다 보니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고, 문을 닫는 영화관도 늘고 있다. 국내 영화관들은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된 원인은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이 커지면서 '내 집안의 영화관' 문화가 대세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영화관은 OTT로는 대체할 수 없는 '특수관'을 통해 관람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영화관의 평균 관람 요금은 지난해 1만원을 처음 넘어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영화관들이 영업손실 등 이유로 요금을 1000원씩 3차례 인상했다. 메가박스는 지난해 7월 2D 영화 기준 주중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으로 가격을 올렸고 CGV와 롯데시네마도 메가박스와 동일한 수준으로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 4DX 스크린 상영관에서 특수 포맷으로 제작한 영상이 정면과 좌우 벽면까지 3면으로 상영되고 있다. /CGV


업계에서는 영화관 부진의 이유로 OTT를 꼽았다. 코로나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영화관 대신 집에서 넷플릭스 등 OTT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영화관은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밀려 3년 넘게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CGV의 경우 2020년 3887억원 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지난해는 768억원, 올 1분기에도 141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 2분기에는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CGV는 상반기 멀티플렉스 운영 부문의 영업손실은 61억 원이고, 상반기 기준 12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컬쳐웍스 역시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110억원 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메가박스는 1분기 106억원의 손실에서 흑자전환 했지만 영업이익은 32억원에서 1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0.2% 줄어들었다.

최근 아바타2, 스즈메의 문단속, 슬램덩크 더 퍼스트 등이 흥행함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관객 유치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화관은 특별한 장소...'특수관·프리미엄 전략'으로 탈출구 모색

이에 영화관 3사는 프리미엄 전략을 구축해 영화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수관을 증설하는 등 불황 타개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실제 프리미엄 영화관은 젊은 층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가격을 더 지불하고 4DX나 프라이빗 존 등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싸더라도 새로운 경험을 위해서라면 지갑을 여는 젊은 층의 소비심리가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특수상영(4D·IMAX·ScreenX·Dolby Cinema)의 매출은 전년 대비 271.2% 크게 늘어나 1264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관객 수는 865만명으로 252.2% 증가했다.

현재 국내 대표 특수 상영관은 CGV 용산 아이파크몰의 아이맥스관, 롯데시네마 수퍼플렉스, 메가박스 돌비 시네마관이 있다.

<아바타2 : 물의 길>이 개봉했을 당시 메가박스의 돌비시네마, 롯데시네마 수퍼플렉스, CGV의 아이맥스관, 4DX관의 매출이 모두 올랐다.

메가박스의 돌비시네마 전국 5개 지점에서 1448석의 평균 65.9% 좌석점유율을 달성했다. 메가박스측은 아바타2로만 17만6000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약 32억의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앞서 돌비시네마란 돌비의 최신 영상 기술인 ‘돌비 비전’과 공간 음향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된 프리미엄 영화관이다. 평균 영화관 스크린 대비 2배 이상의 밝기와 선명한 화질, 상하, 좌우의 소리까지 적용됐다.

롯데시네마 수퍼플렉스 역시 좌석 판매율이 일반관 대비 30.5% 높았으며 CGV 아이맥스관은 일반관 대비 2.1배 4DX관은 3배 높았다.

더불어 최근에는 해외 영화뿐만 아니라 ‘밀수’나 현재 박스오피스 순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국내영화도 특수관에서 상영을 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통계에 따르면 밀수는 전국 영화관 3029개의 지점 중 5.2% 비중에 해당하는 98개의 특수영화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 중 스크린X관이 37개를 차지하고 있으며 콘크리트 유토피아 역시 IMAX 등 특수상영관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최근 일반 영화관을 방문하기 보다는 집에서 OTT를 많이 시청한다 그러나 특수한 영화관은 OTT로 대체할 수 없다”며 “결국 OTT는 일반 영화관 대비 상품 대체가 가능하지만 4D나 프리미엄관 등 특수 영화관은 OTT로는 해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특수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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