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권도형 체포...美 뉴욕검찰, 증권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
2023-03-24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가치 폭락으로 실패한 가상화폐 루나와 그 기반 테라 블록체인이 조만간 부활할 예정이다.
테라 측은 25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테라 2.0이 곧 온다"며 "테라 생태계는 압도적인 지지로 새로운 블록체인의 시작과 우리 커뮤니티의 보전을 요청하며 '제안 1623'을 통과시키기로 표결했다"고 밝혔다.
테라USD를 만든 권도형 최고경영자(CEO) 테라폼랩스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UST)와 루나의 가치가 폭락한 뒤 이를 폐기하고 새로운 블록체인과 이에 기반을 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겠다며 이를 표결에 부쳤다. 이 제안은 당초 테라 리서치 포럼에서 회원들로부터는 90%가 넘는 반대표를 받았지만, 권 CEO는 블록체인상 거래를 확인하는 '검증인'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며 다시 표결을 강행했고, 결국 통과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테라 투표 사이트인 테라 스테이션에서 진행된 '테라 부활 계획 2' 투표가 25일 오후 전체 투표율 83.27% 중 찬성 65.50%를 기록한 가운데 종료됐다. 기권은 20.98%, 반대는 0.33%였으며 거부권 행사는 13.20%로 각각 나타났다.
권 CEO는 테라 폭락 사태로 논란이 확산하던 지난 16일 테라 블록체인 프로토콜 토론방인 '테라 리서치 포럼'에 또 다른 블록체인을 만들자는 제안을 올렸다.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달러 등 법정통화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 UST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진 가운데 '하드포크'(Hard Fork)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이 없는 새 블록체인을 만들자는 것이다. 하드포크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에서 새 화폐가 갈라져 나오는 과정을 말한다.
이렇게 된다면 기존 블록체인은 '테라 클래식'과 '토큰 루나 클래식'(LUNC)이 되고, 새 체인은 '테라'와 '토큰 루나'(LUNA)가 된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와 '루나'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를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하는 행위도 벌어졌다. 이날 피해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LKB(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서울남부지검에 권도형 CEO와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이자 티몬 설립자인 신현성을 비롯, 테라폼랩스 법인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현재 권 CEO와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 신현성 씨에 대해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만큼, 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사기 혐의를 적용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렇게 당시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권 CEO의 제안에 "커뮤니티 의견에 귀를 기울여라", "테라 부활은 '고래'(가상화폐의 큰손)들에게만 좋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투표는 블록체인상 거래를 확인하는 역할을 하는 검증인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루나 보유량이 많으면 투표권이 커지는 구조 때문에 반대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가상화폐 업계에선 안건이 통과될 경우 이르면 27일부터 새 블록체인이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테라폼랩스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테라 2.0이 거의 다 왔다'(Terra 2.0 is nearly here)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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