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정의선 부자, 글로비스 지분 10% 매각..."시장 불확실성 해소·주주가치 제고"

박지성 기자 2022-01-06 10:19:00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 그룹에 매각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과 정모구 명예회장은 지난 5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각각 251만7701주, 123만2299주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칼라일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했다. 처분 단가는 1주당 16만3000원으로 정의선 회장의 주식 매각대금은 2000억원, 정몽구 명예회장은 4100억원 가량이다.

처분된 주식은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의 특수목적법인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가 매입해 이로써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은 23.29%에서 19.99%로 낮아졌고,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는 지분율 10%를 확보하며 3대 주주가 됐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이번 매매가 현대글로비스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과 정 명예회장의 글로비스 지분 매각은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른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을 낮추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총수 일기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상장사의 경우 지분율 30%에서 20% 이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몽구 명예회장은 주식을 전량 매각해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이 19.99%가 되면서 공정거래법의 규제대상에서 제외됐다.

정 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규제 위기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실탄'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기아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여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했지만 사모펀드 엘리엇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대주주 일가→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 구조로의 지배구조 단순화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정 회장 부자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취득해야 하며, 이번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대금과 함께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4000억원 가량을 확보하면 총 1조원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게돼 1조원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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