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잊을 만하니 ‘모락모락’…구현모 KT 사장 교체설, 왜?

KT 카드깡 사건 ‘황 전 회장 비서실장으로 자유롭지 않아
KT, 해당 사건 당시 굵직한 주요 이슈들 뒤집으며 승전보 이어
이주영 기자 -- ::
황창규 전 KT 회장(왼쪽)과 구현모 현 KT 사장.
황창규 전 KT 회장(왼쪽)과 구현모 현 KT 사장.
[스마트에프엔=이주영 기자] 지난 2018년 세상에 알려진 일명 ‘KT 카드깡 사건’ 수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 구현모 KT 사장의 교체설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장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시일의 문제일 뿐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KT 카드깡 사건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KT의 대관과 홍보업무를 담당한 임직원들이 법인카드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처럼 결제한 후 현금으로 돌려받는 카드깡 방식으로 11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의원 99명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사건이다.

KT 임직원들은 가족과 지인 명의 36개를 이용해 국회의원에게 4억3,790만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이후 아직까지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는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구현모 사장의 ‘CEO 교체설’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카드깡 사건 당시 황창규 전 회장의 비서실장이었다. 대표이사 사장직에는 올해 3월 임명됐다.

◆ 카드깡 사건 당시 KT가 남긴 굵직한 성과들

구현모 사장이 비서실장 시절 KT를 이끈 황창규 전 회장은 2014년 1월 취임하며 ‘모든 분야에 1등 주의’를 선언했고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그 결과 KT는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우선 2014년 7월에 있었던 ‘평창동계올림픽 통신부문사업자 선정’에서는 경쟁사였던 SK텔레콤을 제치고 당당히 사업권을 거머쥐었다.

2015년 10월에는 행정안전부와 국민안전처, 국회 행안위와 관련된 ‘국가 재난안전통신망 시범사업자’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세월호 참사 후 112, 119 등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재난 관련 통신망이 일체화되지 못한 채 운영돼 사고를 키웠다는 비판 때문에 관련 통신망을 하나로 묶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도 KT는 본 사업자 선정에 가장 유리한 제1사업자(평창지역 시범서비스)로 선정된다. 후발 사업자 성격인 제2사업자(강릉·정선지역)로는 SK텔레콤이 낙점됐다.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과 관련해서도 당시 KT 사외이사였던 현대원 서강대 교수가 박근혜 정부 미래전략수석으로 개입해 사실상 합병을 막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후 CJ헬로비전은 지난해인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LG유플러스와의 지분인수 기업결함심사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는 2016년 ‘독과점’을 이유로 SKT의 인수합병을 불허한 후 3년 만에 결과였다.

이처럼 여러 의혹을 품은 카드깡 사건은 검찰로 사건이 송치된 후 지금까지도 수사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황 전 회장의 각종 의혹 수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 처분 후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전 회장의 소환조사를 비롯해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구현모 사장 역시 여기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KT 간부 A씨는 “카드깡 사건과 연관된 임원들은 대부분 퇴사했고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수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현모 사장 교체설은 비록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털어놨다.

반면 KT 관계자는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며 관련 내용을 일축했다.



이주영 기자 jylee@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