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주민들 "집중 호우기간에 군은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

영광군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 부재 논란
최영민 기자 2020-08-11 20:00:38
[스마트에프엔=최영민 기자]

전남 영광군 영광읍 중앙로 일대 상가 20여개 동이 지난 8일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되는 과정에서 영광군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며 상가 입주민들이 억울함과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집중 호우기간인 7일 94.9mm, 8일 151.3mm, 9일 5.1mm 강우량을 기록했으며 8일 오전 1시에 호우경보가 발효했다.

11일 영광군에 따르면 하천 제방 24개소(영광읍5개소, 백수읍4개소, 대마면6개소, 묘량면1개소, 군서면2개소, 군남면3개소, 염산면1개소, 법성면1개소)가 일부 유실되고 도로 3곳(군도2곳, 농촌도로1곳)이 일부 매몰됐다. 또 회전교차로 2개소(백수읍 장산리1개소, 길용리1개소), 관내 농경지 913.3ha가 침수됐다.

주택 36채(영광읍4채, 백수읍12채, 법성면10채, 군서면1채, 군남면8채, 염산면1채), 건물 상가 20개동(영광읍)이 침수 됐고, 축사 4개소(홍농읍1개소, 군서면1개소, 법성면2개소)가 피해를 입어 군민 64명(백수읍2명, 군서면40명, 군남면10명, 불갑면10명, 낙월면20명)이 일시 대피했고 낙월면 상낙월도 수도관이 일부 파손돼 복구시까지 제한 급수중이다. 이에 긴급재난문자 재난안내방송을 각 2회씩 발송했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1단계(호우주의보), 2단계(호우경보)를 운영하며 직원 1/4이 비상근무를 실시했다"며 "단체장, 부단체장, 간부공무원 등도 피해 현장 점검 및 응급복구에 나서 침수 주택 및 건물에 대해 양수기로 펌프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광읍 중앙로일대 상가 입주민들은 "8일 오전 5시경부터 영광군, 영광소방서 등에 침수 우려를 신고했지만 어떠한 조치를 받지못했다. 우리는 군민이 아니냐"며 강한 불만과 억울함을 하소연했다.

A상가 입주민은 오전 5시 4분경 침수 전 신고를 하고 관계 공무원에게 직접 전화해 "영광읍 중앙로 동부농협 옆으로 흐르는 구영광천 우수박스 수위가 올랐다"며 동부농협 주변 맨홀의 역류 현상을 통보했다.

군 관계자는 "2015년 완공한 도동지구 우수저류시설을 자동 운전에서 수동 운전으로 전환해 구영광천 우수박스 수위를 조절했지만 중앙로 동부농협 근처는 영광읍 도동리 일대 오·우수관과 중앙로 인근 주택, 상가 오·우수관이 합류하는 지역으로 구영광천 우수박스 역류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중앙로 인근의 높은 지역에서 흐르는 노면수까지 동부농협 쪽으로 합류하는 지형이라 동부농협을 중심으로 주변 상가 20여 곳이 침수된 것이다.

침수 상가 입주민들은 "침수 전부터 영광군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신고했지만 영광군으로부터 어떠한 행정력을 지원 받지 못했다"며 자신들의 상가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당시 중앙로 인근을 지나던 영광읍 미화원은 이를 보고 주변 미화원에게 연락해 침수 상가 청소를 도와주기도 했다.

상가 입주민 A씨는 "영광군에서 가장 중심지인 중앙로 동부농협 주변이 올해만 벌써 3번째 침수인데 어떻게 장사를 하라는 것이냐"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우리는 영광군민이 아닌가. 왜 공무원이 한 명도 와 보질 않느냐"며 말했다.

이에 대해 영광군 공무원은 "도동지구 우수저류시설 운영만으론 동부농협 주변의 역류를 막기가 힘들었다"고 답했다.

상가 입주민 C씨는 "도대체 영광군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어떻게 운영되나"라며 질책했다.

이에 대해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침수 상가 주민들께 죄송하다. 자연재해인 폭우로 인해 불가항력인 부분이 있었다"며 "추후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8일 오전에는 김준성 영광군수, 영광군의회 의장, 군 간부 공무원들이 침수 상가 현장을 방문했다.

임영민 군의원은 10일 침수 상가를 찾아 침수 피해 상가를 살피며 상가 입주민으로부터 침수에 대한 상황을 청취했다.

현재 영광읍은 우수관과 오수관이 합류식으로 되어 있어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오수관이 역류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우수관과 오수관을 분리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며 영광군 안전관리과는 자연재해저감 종합계획을 수립 중이다.

영광군은 도시지역이 영광읍, 백수읍, 홍농읍, 법성면 등 4곳이다. 도시지역 우수에 관한 도시개발이 자연재해저감 종합계획에 포함되고 구영광천 주변이나 도동리 일대, 물무산 아래 공유지에 우수저류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구영광천 우수박스에 합류되는 오·우수등 노면수 유입을 분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무산 아래 도동제가 사라진 지금 그 기능을 대처할 저류시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중앙로 일대 침수 상가는 10일 밤 제5호 태풍 장미로 인해 많은 비가 내려 또 다시 불안한 밤을 보냈다.



최영민 기자 omega76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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