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노조, 다음 달 초 포항·광양서 출정식…“단계별 쟁의 계획”
2024-11-26
포스코가 창립 56년 만에 첫 파업 위기에 놓였다. 현재 포스코는 철강업계 불황에 따른 공장폐쇄, 공장화재 등 잇단 악재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리스크까지 더해졌다.
포스코노동조합은 지난 2일 포항제철소 본사 앞에서 파업출정식을 열고 조합원 1800여명이 투쟁에 나섰다. 이번 파업출정식은 포스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쟁의권 확보 후 진행된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조는 “포스코가 최근 인재 유출과 각종 사고가 이어지며 위기를 맞고 있다”며 “그러나 경영진은 현장 중심 경영이 아닌 성과금과 특혜 중심의 운영을 지속하며 직원들과의 괴를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3일 광양제철소에서도 출정식을 열 계획이다. 이후 오는 19일에는 전 조합원 상경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진행되며 광양지역 조합원들에게도 이날 진행되는 광양 파업출정식을 통해 공지했다.
특히 이번 상경투쟁은 전 조합원을 대상 한 포스코 최초의 준법투쟁으로 알려졌다. 휴일인 조합원은 자발적으로 참석하며 근무 중인 조합원은 연차를 사용하도록 한다. 교대근무 조합원은 대체근무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달 29일까지 12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현재도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8.3% 인상 및 격려금 3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기본급 8만원 인상 및 일시금 6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하며 대치하고 있다.
포스코노조 쟁의대책위원회는 파업 출정식을 통해 조합원 의지를 모으고 회사 측과 교섭 추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노조는 “파업을 포함한 다양한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당장 파업에 들어가기보다는 회사 측과 임금협상을 이어 나가되 추이에 따라 단계별 쟁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노조는 지난해 중앙노동위원회의 막판 조정을 통해 극적으로 무분규 타결에 성공했다”며 “특히 올해는 포스코 상황이 지난해에 비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쟁의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대화 장 마련…교섭 타결 노력
포스코 측은 노조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현안을 대화로 풀어갈 예정이다.
포스코 측은 앞서 “평화적으로 교섭을 타결하기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며 “노사가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노조가 요구하는 기본임금 인상, 복지사업기금 조성 등에 대해 회사의 재정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노조가 주장하는 조합원과 비조합원 간 혜택 차별화 문제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타협점을 모색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노조가 요구하는 철강 부문에 대한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우려를 해소하고 노조가 지적한 인재 유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포스코는 파업으로 인한 협력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파업 발생 시 고객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비상 생산 계획도 수립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사 관계 개선과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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