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장 후보 단일화 되나…박창범의 '매직' 통할까

반(反)이기흥 기치, 무기한단식 등으로 단숨에 유력후보 우뚝
강신욱-유승민 후보와 공감대 형성...단일화 방식이 변수
김성원 기자 2024-12-17 07:00:04
'체육 대통령'으로 불리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내년 1월14일)를 20여일 앞두고 이기흥 현 회장에 반대하는 후보들간 단일화에 체육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체육계는 3연임 도전의사를 밝힌 이 회장이 선거에 뛰어들 경우 이미 출마선언을 한 후보들이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체육회장 교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체육계에 따르면 후보 등록일(24~25일)을 일주일 앞둔 현재까지 출마선언을 한 후보는 강신욱(68)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75) 전 서울시체육회장, 김용주(63)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78) 전 인천시장, 유승민(42) 전 탁구협회장(가나다 순) 등이다.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제42대 체육회장 선거 불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신욱-박창범-유승민 등 유력 후보, 단일화에 공감대

반(反)이기흥 측으로 단일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는 3강 후보로 평가받는 박창범 후보다. 박 후보는 최근 수차례 강신욱, 유승민 후보 등과 접촉해 단일화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세 후보는 큰 틀에서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단일화가 아니면 이 회장을 이길 수 없다는 공감대 속에 어떤 식으로 든 추가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등록일이 임박해오면서 지지율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 세 후보는 여론조사 등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을 놓고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반이기흥' 기치 내건 박창범의 '외침' 통할까

박 후보는 대한체육회장 선거 이슈가 언론에 본격 부각되기 시작하던 초기만 해도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다. 대한우슈협회장, 대한체육회 이사 등을 역임했지만 일부에서 인지도나 나이 등에서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 10월11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그는 출마 선언문에서 '이기흥 체육회장의 3연임을 저지하고 사유화된 대한체육회를 공정과 상식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곳으로 바꿔가겠다'고 밝혀 체육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대한체육회 노조가 이 회장의 3연임에 반대했을 뿐, 그의 3연임 도전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대놓고 반이기흥 기치를 내세우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출마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정문 앞에서 단식 중인 박창범 전 우수협회장(왼쪽)이 지난 1일 위문하러 온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후보 "단일화 아니면 체육회 수장 못 바꿔"

박 후보는 3연임을 노리는 이 회장의 불출마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을 갖는 등 진성성 있는 노력으로 단일화 분위기의 주도권을 쥔 만큼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내 체육회 수장을 바꾸겠다는 각오다.

박 후보는 지난달 22일 이 회장에게 3연임 도전의 길을 터준 스포츠공정위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그의 불출마를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갔으나 이종걸 전 국회의원 등의 만류로 11일만에 중단한바 있다.

그는 지난 16일 내놓은 '체육계 개혁을 위한 호소문'에서도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 구호만을 외칠 때가 아니다.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며 "저는 우리 후보님들을 믿고 있다. 후보 단일화를 해서 국민과 체육인의 승리로 만들자. 우리는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3연임을 막는 길은 오로지 단일화 뿐이며, 그것 만이 체육회를 개혁할 수 있는 길이라는게 박 후보 생각이다. 실제로 체육계에서는 이번 선거의 경우 반이기흥 측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이 회장의 3연임 환경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무기한 단식' 등으로 체육계 개혁 선봉

대구 출신의 박 후보는 대구에서 중고교와 대학교를 나왔다. 31살에 서울시우슈협회 부회장을 맡았고, 이를 계기로 대한우슈협회장을 두차례나 지냈다. 그는 라오스, 캄보디아 등지에서 호텔과 골프장 개발사업을 통해 상당한 재력을 쌓았고, 체육계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두터운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내세우는 '젊음, 소통, 리더십'과도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고비 때마다 문제를 피하지 않고 맞서 헤쳐 나간 박 후보의 돌파력이 '후보 단일화'라는 당면 과제 해결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 초미의 관심이다. 체육계는 인지도 낮은 후보에서 반이기흥 이슈로 주목받은 뒤 어느 후보도 예상못한 무기한 단식으로 단숨에 유력 주자로 떠오른 박 후보가 단일화까지 성공해 낼지 주시하고 있다. 

<박창범 후보는> ▲1969년 대구 출생 ▲12,13대 대한우슈협회장 ▲전 대한체육회 이사 ▲제18회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홍보단장 ▲현 '코리아 톱 팀(Korea Top Team)' 회장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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