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vs 삼양, 오너 3세 경영체제...'1살 차이 경쟁자' 라이벌 구도 형성

홍선혜 기자 2024-11-29 11:34:44
농심·삼양식품이 오너 3세 경영체제에 나서면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정기 인사에서 농심의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이 전무로 승진하면서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병우 전략총괄 상무(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 겸업)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 둘의 나이차이도 각각 1993년, 1994년생으로 한 살 차이 이며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아 더욱 관심이 쏠린다.

29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라면 수출액은 지난달까지 10억2000만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0% 증가했다. 전체 k푸드 수출품목 중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도 12.5%로 가장 높았다. 라면 업계는 해외사업에 있어 좀 더 트렌디한 마케팅과 글로벌화 되고 있는 K라면에 선재적 대응을 하기 위해 오너 3세들을 경영진에 올렸다.

(왼쪽부터) 농심 신상열 전무,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병우 상무/ 사진=각사

신상열 전무, 농심 '글로벌 및 미래 먹거리 발굴' 과제 

특히 농심은 최근 3분기 실적에서 어닝쇼크(실적 충격)로 삼양식품에 밀려났다.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으로 대박을 친 삼양식품과는 달리 내실에 집중했던 농심은 국내 소비 침체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농심은 4분기에 신제품 및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성과를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신 전무는 앞으로 농심에서 글로벌 시장 확장과 더불어 새 먹거리 발굴이라는 과제를 맡게 된다. 고(故) 신춘호 농심 그룹 창립자의 장손이자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 전무는 2019년 사원으로 정식 입사. 2022년 2년 10개월 만에 구매담당 상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그는 상무자리에 오를 때 까지 매년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있는 농심은 신사업 발굴에 주력함과 동시에 해외사업 확장에 힘 쓸 예정이다. 최근 농심은 미국시장을 공략할 히트상품을 출시했다. 바로 투움바 파스타 레시피에서 착안한 신제품 '신라면 툼바'다. 농심은 신라면 툼바 봉지면 출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마케팅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7일부터 신라면 툼바는 미국 현지 생산과 거래처 입점을 시작했으며, 올해 말까지 대만,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 및 중동지역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내년 3월에는 영국, 독일 등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입지를 넓히고 건강기능식품, 펫푸드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비전을 확보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에서 큰 반응을 얻은 신라면 툼바를 4분기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며,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미국법인의 용기면 라인 증설 효과를 통해 매출 및 이익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 신라면과 삼양 불닭복음면 

전병우 상무, 식물성 미래 먹거리 등 신사업 집중

삼양식품은 올해 3분기 날아올랐다. 특히 해외부문 성장세를 바탕으로 1~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불닭볶음면으로 해외에서 호실적은 거둔 삼양식품은 업계 시가총액 1위(3조9096억원)를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에서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한다. 현재는 미국에서도 급 성장 중이며 2021년 8월에는 미주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판매법인 '삼양아메리카‘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번 삼양라운드스퀘어·삼양식품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병우 상무는 유임됐다. 지난해 한차례 상무로 진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전 상무는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과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장남이며, 창업주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손이다. 

전 상무는 2019년 삼양식품 해외사업부 부장으로 입사했다. 바로 부장 자리에 올랐던 이유는 부친인 전 전 회장이 당시 횡령 혐의로 물러나 공석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듬 해 그는 이사로 승진한 뒤 지난해 10월 빠른 속도로 상무자리에 올라섰다. 

전 상무는 지난해 9월에는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그는 현재 삼양라운드스퀘어에서 (삼양식품 지주사) 신사업·미래전략 수립을 담당하고 있으며 헬스케어를 신사업으로 꼽고 처음으로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를 출시했다. 이 브랜드 통해 삼양식품은 식물성 원료를 토대로 건강기능식품·간편식·단백질 음료 등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영토 확장에도 속도는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출 국가는 중국 40%, 동남아 30%, 미주 15% 등 총 90여개이며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법인과 유럽 법인을 세웠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에는 밀양2공장도 완공할 예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으로만 장사를 하기에는 분명한 한계점이 있다”라며 “이들이 앞으로 주력할 것은 식물성 제품 등 미래먹거리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 승진을 한 것 만큼 2025년에는 어떠한 성과를 보일지가 가장 큰 과제일 것”이라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