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과 부적절한 일 한 것 없고, 감출 것도 없다"
"국민이 싫어하면 아내 대회활동 안해야"
김성원 기자2024-11-07 14:35:53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부인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해 "매사에 더 신중하게 처신해야 하는데 국민들한테 걱정을 끼쳐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하지만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며 반대 입장을 확실히 했다. 또 최근 문제가 된 명태균씨의 국정개입 논란에는 "제가 명씨와 관련해서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감출 것도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주가 조작, 국정 관여 의혹 등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처신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이면서도 김 여사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이라며 "예를 들어 대통령이 참모를 야단치면 (부인이) '당신이 부드럽게 하라'고 하는 것을 국정 관여라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지만, 제 집사람도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 제 처를 많이 악마화시킨 것은 있다"며 “(다만) 가릴 건 명확하게 가려야 하고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해야 하는데 국민들에게 이렇게 걱정 끼쳐드린 건 무조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과의 의미를 묻는 말에는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친 것은 저와 제 아내의 처신과 모든 것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더 조심하겠다는 말"이라고 부연했다.
김 여사의 대외활동과 관련해서는 "결국 국민들이 좋아하시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한다"며 "지금의 여론을 충분히 감안해 외교 관례와 국익상 반드시 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해 왔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제2부속실과 관련해 "오늘 제2부속실장을 발령 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대외활동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부부싸움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어떤 면에서 보면 (아내가) 순진한 면도 있다.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바탕에서 잘못을 엄정히 가리자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이날 담화·회견에서 국민에게 '제대로 사과하라'고 조언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회견 소식이 발표된 지난 4일 밤에 집에 가니까 아내가 그 기사를 봤는지 '사과를 제대로 하라. 괜히 임기반환점이라 해서 그동안의 국정 성과만 얘기하지 말고 사과를 많이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아내가 의도적인 악마화나 가짜뉴스, 침소봉대로 억울함도 본인은 갖고 있을 것이지만 그보다는 국민에게 걱정 끼쳐드리고 속상해하시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훨씬 더 많이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명태균씨와 대선 이후에도 소통을 이어갔는지 묻는 질문에는 "제가 대선 당선된 이후에 (명씨로부터)연락이 왔다"며 "제가 전화번호를 지우고 텔레그램에는 이름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텔레(그램) 폰으로 온 것인지, 아니면 전화로 온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축하 전화를 받고 어쨌든 명씨도 선거 초입에 여러가지 도움을 준다고 자기도 움직였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얘기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분명히 있다고 제가 비서실에 얘기를 했다"면서 "대통령실 대변인 입장에서는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렇고 얘기하기는 그러니까 사실상 연락을 안 했다는 그런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 해명'을 했다는 야당의 지적을 반박한 것이다.
김 여사와 명씨의 통화 등에 대해서는 "몇 차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가 제 아내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는 없는 거라 그냥 물어봤다. 한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는 얘기를 하는데, 이 자리에서 공개하기는 그런데 좀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는 "이미 2년 넘도록 수백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을 조사하고,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했다"며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에 대해 "내용을 자세히 못 봐서 입장을 말씀드리기 이르지만,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국민께서 그렇게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늘 회견을 계기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에 응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한 대표에게 연락도 하고 공개적으로 요청도 했는데 입장이 난처하신 것 같다"며 "이럴 때일수록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