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맵' 입은 스포티지…기아, 패밀리룩 확대로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굳힌다

포르쉐, BMW, 벤츠 등과 나란히 고유 헤리티지 만들어
김동하 기자 2024-11-06 10:52:41
기아가 디자인을 통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EV9을 시작으로 세단, SUV, 경차를 가리지 않고 기아만의 패밀리룩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해외 수출 비중이 늘어나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기아가 소비자들에게 '근본 있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지난 5일 준중형 SUV 베스트셀링 1위 모델 스포티지 신형을 출시했다. 강화된 상품성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달라진 전면부에 입혀진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디자인이라 볼 수 있다. 

기아 스포티지 전면부. 패밀리룩으로 적용한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돋보인다. /사진=김동하 기자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은 기아가 EV9의 컨셉 디자인을 공개하면서 처음 이름을 붙였다. 기아는 "별자리를 형상화한 디자인을 통해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 강인하고 미래적인 디자인"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쭉 뻗은 수직선과 수평선을 조화시켜 견고한 인상을 준다"고 덧붙였다.

EV9 이후 기아는 셀토스를 시작으로 카니발, 쏘렌토, 스포티지 등의 SUV 뿐만 아니라 전기차와 세단인 K5, 그리고 경차 모닝까지 모두 적용시켰다.

이렇듯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은 기아가 최근 강력하게 밀고 있는 브랜드 패밀리룩이다. 

업계에서는 해외 수출이 늘어나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기아가 소비자들에게 보다 강렬하고 근본있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기아의 패밀리룩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적용된 더 뉴 스포티지 후면부./사진=김동하 기자

글로벌 명차 반열에 오르기 위한 '브랜드 룩(Look)' 구축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 2위를 넘보고 있는 현대차, 기아의 경우 그동안 브랜드 자체의 확고한 이미지가 없었다.

반면 포르쉐, BMW, 벤츠 등 역사가 깊은 해외 완성차 기업들의 경우 한 번에 떠오르는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벤츠는 '중앙 삼각별'을 패밀리룩으로 삼았다. 1990년대 들어서야 유려한 캐릭터 라인을 앞세운 지금의 차체 외관을 완성했다.  C클래스, E클래스, S클래스를 각각 벤츠 '소(小), 중(中), 대(大)'라고 불릴 정도로 벤츠는 디자인 변화에서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벤츠의 패밀리룩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디자이너 브루노 사코는 "벤츠는 어딜 가나 벤츠처럼 보여야 한다"는 디자인 철학을 얘기한 바 있다.

포르쉐의 대표 패밀리룩 '개구리 램프'는 1940년대에 나온 모델부터 시작돼 여전히 회사의 상징적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돼 있다.

뉴 M440i xDrive 컨버터블의 온라인 익스클루시브./사진=BMW코리아

BMW는 1933년 공개한 모델 '303'부터 전면부 '키드니 그릴'을 적용해 현재까지도 BMW의 핵심 디자인 요소이자 브랜드 패밀리룩으로 이미지를 갖고 있다. 키드니(신장) 그릴은 콩 두쪽을 나란히 배치한 모양과 같다고 해서 지어진 별칭이다. 이는 사람의 내장 기관 중 신장의 모양을 생각나게 했고, '키드니'라는 별명을 얻었다. 초기에는 다른 회사들처럼 하나의 그릴로 전면부를 채웠지만, 다른 브랜드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두 개로 쪼갠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자동차 제조회사의 '패밀리룩'은 원래 서양에서 가족끼리 행사에 참여할 때 통일성이 있는 옷을 맞춰 입는 전통에서 유래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같은 회사의 차량의 경우 동일한 디자인 유산(헤리티지)을 갖도록 해 브랜드 정체성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역사가 깊은 해외 완성차 브랜드들처럼 기아도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통해 디자인 호불호를 떠나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차량을 생산하는 것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라는 헤리티지를 통해 기아만의 확고한 정체성이 생길 것"이라며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를 갖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신뢰감 있는 완성차 업체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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