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자사주 9.85% 매수·베인캐피털 1.41% 확보

최윤범 회장 측 우호지분 35.4%로 늘려…MBK·영풍 38.47%와 3%p 차이
MBK·영풍, 장내매수·우호지분 확대 통한 의결권 확보 총력
신종모 기자 2024-10-28 10:17:32
고려아연이 베인캐피털과 함께 MBK파트너스·영풍 맞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총 11.26%의 지분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우호 지분은 기존의 33.99%에서 35.4%로 높아지게 됐다.

고려아연은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서 지난 23일 마감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총주식의 11.26%인 233만1302주를 샀다고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애초 고려아연 측은 MBK·영풍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MBK·영풍보다 높은 89만원의 공개 매수가를 제시해 유통주 대부분에 해당하는 최대 약 20% 지분을 매수했다. 

하지만 앞서 MBK 연합이 지난 14일 먼저 끝낸 공개매수를 통해 5.34% 지분을 먼저 확보함으로써 시중 유통 물량이 감소해 고려아연 측이 목표한 최대치보다 공개매수에 응한 청약이 적었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 측과 MBK·영풍지분, 고려아연의 기보유 자기주식(2.4%) 외에 장기 보유를 성향의 국민연금 지분(7.83%),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지분(5.9%)을 제외하면 고려아연 주식 유통 물량이 15% 안팎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세부적으로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9.85% 지분(204만30주)을, 베인캐피털은 1.41% 지분(29만1272주)을 각각 확보했다.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고려아연은 계획대로 이번에 사들인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다.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이 추가로 확보한 우호 지분은 베인캐피털이 매수한 1.41% 지분이다.

이에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이 지난 20일간 진행한 자기주식취득(자사주) 공개매수가 예정대로 완료됐다”며 “고려아연 발행주식의 총 11.26%가 이번 공개매수에 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이 중 9.85%의 지분을 자사주로 사들여 주주환원을 완수하고, 이후 절차에 따라 소각 작업을 진행해 주주가치 제고까지 이룰 계획이다. 고려아연과 함께 공개매수를 진행한 베인캐피탈의 경우 1.41%를 취득해 향후 고려아연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면서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이달 4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 고려아연 자기주식취득 공개매수 청약 결과 발행주식의 총 11.26%에 해당하는 233만1302주가 청약했다”고 설명했다.  

또 “앞서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주당 89만원에 시중 유통물량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인 발행주식의 약 20%를 매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이 중 17.5%는 고려아연이 자사주로 매수하고, 2.5%의 경우 베인캐피탈이 취득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사기적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의혹 등으로 고려아연이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한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5.34%가 응하면서 실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유통물량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매입하는 자사주를 모두 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추후 고려아연 이사회 등을 통해 자사주 소각 일정을 구체적으로 확정해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왼쪽)과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지닌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MBK·영풍도 입장문을 통해 “이날 청약 결과를 통해 다수의 주주분들이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보다 주당 6만원이나 높았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많은 수의 주주분들이 청약하지 않은 점은 그 만큼 무너진 고려아연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겠다는 MBK·영풍의 대의에 동참하시고 이를 지지하시는 주주분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분들께서는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 판단을 했다”면서 “이는 MBK·영풍이 최 회장의 대리인 문제를 해소할 경우 고려아연의 거버넌스가 개선돼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지배를 공고히하고 투명한 기업 거버넌스 확립을 통해 고려아연의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MBK·영풍은 주주분들은 물론, 고려아연의 임직원 및 노동조합, 관계사 및 협력업체, 지역사회와도 진정성 있는 소통을 실행해 나갈 것이고, 책임있는 최대주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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