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정협의체 구성 동의…의료계 참여가 '관건'
2024-09-06
의료계가 정부의 상급종합병원(상종병원)을 중증질환 중심으로 개편하는 시범사업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상종병원 관계자들은 ‘시범사업’이라는 불확실한 형태로 시작한 구조 전환에의 재정 투자 지속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상종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대상 병원은 중증 진료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고 일반병상은 최대 15%가량 줄인다. 중환자실이나 4인실 이하 병실의 입원료 수가(의료행위 대가)는 50% 올라간다.
상종병원과 2차병원 간 진료 정보가 연계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진료 협력에 대한 보상으로 의뢰·회송 수가를 인상하는 한편 ‘진료협력 지원금’을 제공한다.
정부는 이번 사업에 3년간 10조원을 투입한다.
서울의 한 상종병원 관계자는 “세수 펑크가 수십 조원씩 나는 현 상황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지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병상을 줄이면 기존 고정비용을 수가 인상분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나중에 지원이 안 된다고 하면 이미 병상을 감축한 상태에서 운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보상 형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서울의 한 상종병원장은 “지원 대책을 보면 주로 진료량과 연동된 행위 수가 중심의 입원 환자, 병상당 보상이라 중증 환자 진료에 따라 늘어나는 전문 인력 인건비, 중환자실 인프라 투자에 충분한 금액이 될지 의문”이라며 “진료 행위량에 기초해 지원하면 병원마다 편차가 클뿐더러 중환자실 증설에 대한 보상은 입원료 정도밖에 없는 상황에서 병원은 시설·인력에 투자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인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전략적인 2차병원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상급종합병원 병원장은 “3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 분포가 고르지 않고, 각 병원의 특성이 다 달라 진료협력 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다”며 “규모와 특성, 위치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2차병원을 육성하려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같은 경우 공공 의료 기능을 감안해 감축분을 조정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지난 24일 국정감사에서 “15% 감축을 일괄 적용하면 국가중앙병원의 역할에 문제가 생길까 우려된다”며 “일반 입원실 비중이 작아지면 재난 시 환자 수용 능력이 줄어드는 등 필수 진료 기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관계자들은 이런 우려나 예상되는 어려움에도 구조개혁을 제대로 추진해 이번 기회에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는 입을 모았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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