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크라전 참전…러시아에 최정예 특수부대 1만2000명 파병

김성원 기자 2024-10-19 01:26:36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인 러시아를 돕기 위해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특수작전군 예하 정예부대를 파병키로 결정했으며, 일부 병력은 이미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18일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다"면서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상군을 외국에 파병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 안보지형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위성 사진 등 관련 자료를 18일 공개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총 70여 차례에 걸쳐 1만 3,000여개 이상 컨테이너 분량의 포탄ㆍ미사일ㆍ대전차로켓 등 인명 살상 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평가했다. 사진은 나진항을 출항하는 북한 무기선적 러시아 선박 레이디 R호를 촬영한 위성 사진. /사진=연합뉴스

국정원은 북한군 1500명이 이미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 및 호위함 3척을 이용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동했고, 조만간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총 1만2000여명 규모의 병력을 파병할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들이 특수작전군 예하 11군단, 이른바 '폭풍군단' 4개 여단 소속이라고 밝혔다.

특수작전군 산하에는 11군단 외에 특수작전대대, 전방군단의 경보병 사·여단 및 저격여단, 해군과 항공 및 반항공 소속 저격여단, 전방사단의 경보병 연대 등이 있다. 전체 병력은 20만여명 규모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덕천시에 주둔한 것으로 전해진 폭풍군단은 특수 8군단을 모체로 창설된 최정예 특수부대다. 특수 8군단은 1968년 1·21 청와대 습격사건을 일으킨 124부대를 중심으로 1969년에 창설됐다. 폭풍군단은 유사시 한국의 수도권과 후방에 침투해 주요 시설을 장악하고 교란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한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현재 극동지역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블라고베셴스크 등의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이다. 이들은 적응 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은 북한군이 러시아 군복과 러시아제 무기를 지급받았으며, 북한인과 용모가 유사한 시베리아 야쿠티야·부라티야 지역 주민으로 위장한 가짜 신분증도 발급받았다고 전했다. 참전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러-우크라 전선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추정 인물의 사진을 확보했다며 18일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국정원은 "해당 북한군 추정 인물 사진을 자체 AI 안면인식 기술에 적용한 결과, 이 인물은 작년 8월 김정은이 전술미사일 생산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은을 수행한 북한군 미사일 기술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북한군과 지난 8월 북한 노동신문에 게재된 해당 인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정원은 북한이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총 70여차례에 걸쳐 컨테이너 1만3000여개 이상 분량의 포탄·미사일·대전차로켓 등 인명 살상 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번 파병은 지난 6월 북러 양국이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조약 제4조에는 북러 중 한 나라가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나라는 자신이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실, 국방부, 국가정보원 핵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긴급 안보 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은 회의 참석자들이 북·러 군사 밀착이 군사 물자의 이동을 넘어 실질적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이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면서, 이런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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