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뉴진스 불씨에 방시혁 vs 민희진 2차전 돌입

황성완 기자 2024-09-26 14:52:44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기싸움이 재발했다. 발단은 어도어 소속 걸그룹 뉴진스 멤버들이 하이브에 9월 25일까지 민희진 전 대표를 복귀시켜달라는 이른바 '최후 통첩'도 날리면서 시작됐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4월 22일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감사 결과 어도어 대표이사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물증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 전 대표는 하이브에 반발했고, 하이브의 고위 임원들을 향해 '개저씨' 라는 말을 남발하며, 경영 찬탈을 부인했다.

이후 이재상 대표가 지난 7월 말 하이브 CEO에 오른 이후 어도어 이사회가 민 이사를 대표에서 해임하는 것을 승인했다.

어도어는 하이브 소속 독립레이블 중 하나로 하이브가 지분 80%를 점하고 있다. 하이브는 여러 독립레이블을 만들어 다양한 음악과 콘텐츠를 추구하는 멀티레이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 독립레이블은 어도어 등 총 11개다.

뉴진스 / 사진=어도어

방시혁과 민희진으로 시작된 싸움에 뉴진스까지 합세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뉴진스에게 회사의 압박이 더욱 거세진 것이다. 회사 사람들을 포함해 소속 아티스트 마저도 뉴진스를 외면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뉴진스는 지난 11일 저녁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어도어를 원래대로 복귀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직장내 괴롭힘과 관련해서도 폭로했다.

고용노동부 담당 근로감독관은 "약 100건이 넘은 진정서가 접수됐다"며 "절차에 따라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POP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에서 미성년자 아이돌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관계 법령이 없다시피 하다"며 "이번 뉴진스의 사건이 하나의 유의미한 사례로 남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침묵을 지키던 하이브도 지난 25일 뉴진스에게 답장을 보냈다. 어도어 이사진은 임시 이사회를 열어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를 유지하는 임시주총을 오는 11월 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표직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지금껏 소속사 경영진들의 다툼 속에서 소속 아티스트들이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중의 반응도 엇갈렸다. 하이브에서 겪은 부당대우 속, 서로를 의지했던 뉴진스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반응과, 인사 결정이 없는 아티스트가 회사를 상대로 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회사를 움직여달라고 통보했다는 것으로 나뉘었다.

하이브 주주들 역시 울상짓고 있다. 한 주주는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자기 자존심 챙기기에만 몰두할 뿐, 주주들 생각은 전혀 안 하는 게 틀림없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하이브의 주가는 민희진과의 싸움 이후 지속 하락했다. 

하지만 회사가 불나는 상황에도 사태를 수습하기는 커녕 정작 방시혁 의장은 '여캠'과 함께 한가롭게 해외나 다니는 등 경영인으로서의 안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회사의 위상을 드높여준 뉴진스 마저 토사구팽(토끼를 다 잡으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뜻으로 요긴한 때는 소중히 여기다가도 쓸모가 없게 되면 천대하고 쉽게 버림) 시키고 있다. 

부디 방시혁은 현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주주들을 생각하며, 대기업 경영인으로서의 면모와 반성을 보여주길 바란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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