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폭염 지나면 전기요금 인상…시점 조정해 정상화 노력"

한전 올해 빚 4400억 증가 재무위기 지속…총부채 203조원 육박
김동하 기자 2024-08-27 14:50:22
정부가 200조원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한국전력의 재무 위기 완화를 위해 전기 사용이 많은 여름 이후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27일 산업부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6일 세종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할 것"이라며 "시점이 문제고 아직도 검토 중인데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전기요금을 정상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 간담회 발언하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안 장관은 "폭염에 따라 전기요금을 인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 기간이 지나면 최대한 시점을 조정해서 어느 정도 정상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은 재무위기에 빠진 한전의 재무 건전성 회복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한전은 2021∼2023년 원가 밑으로 전기를 공급해 43조원의 누적 적자에 직면했다. 이에 따른 재무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전 부채는 2020년 말 132조5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말 145조8000억원, 2022년 말 192조8000억원으로 급증한 이후 지난해 말 202조4500억원, 가장 최근인 올해 6월 말에는 202조8900억원까지 올랐다.

2022년 이후 총 6차례에 걸친 kWh(킬로와트시)당 45.3원(44.1%)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은 작년 3분기부터 일단 '역마진' 구조에서는 벗어났으며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하지만 한전은 대규모 부채로 인해 작년부터 연간 4조원이 넘는 이자가 발생, 영업이익에도 총부채가 늘어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에도 약 2조2000억원을 이자 비용으로 썼다.

안 장관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 11조5010억원의 산업부 예산이 편성됐다며 첨단 산업 육성, 수출·외국인투자 활성화, 경제안보 강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명목상으로 올해보다 218억원이 증가했지만 금융위원회 예산으로 간 반도체·원전 성장펀드를 감안하면 작년 대비 3418억원 증가, 3% 정도 증가한 예산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은 5조2790억원으로 올해 대비 약 10% 증가했으며 2023년 수준으로 복원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범정부 차원 'R&D 개혁' 차원에서 2024년 산업부의 R&D 예산은 2023년 대비 10%가량 감소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안 장관은 정부와 석유공사가 '대왕고래' 유망구조를 포함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과 관련해 두 번째 시추 작업이 이뤄지는 2단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투자를 받아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어느 위치를 탐사할지는 해외 투자가 들어오면 투자사와 같이 논의해야 한다"며 "투자 주관사 선정도 진행하고 있고,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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