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LG생건, K뷰티 생존 전략은?

홍선혜 기자 2024-08-27 10:45:14
이제 중국은 더 이상 수출 의존 국가가 아니다. K뷰티의 흐름은 미주나 유럽 등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코로나 19, 경기침체와 더불어 보따리상과 유커들이(중국인 단체 관광객) 줄어들면서 근 몇 년간 K뷰티는 침체기를 맞이했다. 특히 중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시장 침체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결국 이들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다각화 전략을 펼쳤고 그 결과 올해 수출액이 소폭 늘어나면서 조금씩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당장 눈에 뛸 만큼은 아니지만 수출 다변화 전략에 유의미한 성과를 기록했다.

실제 미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화장품 수출액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22억9398만 달러(약 3조1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었다. 그 중 미국(54.5%)과 베트남(21.8%), 일본(19.2%)으로의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두 기업의 성과는 1분기부터 조금식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액 9115억원, 영업이익 72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비 매출은 0,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2.9% 성장했다. LG생활건강도 1분기 매출 1조7287억원, 영업이익 15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비 각각 2.7%, 3.5% 증가했다. 

올해 2분기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여전히 중화권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44%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주와 EMEA, 기타 아시아 지역의 선전에 힘입어 해외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3815억 원 까지 매출을 끌어올렸다. 

 외국인들로 붐비는 명동거리 / 사진=홍선혜 기자 


구체적으로 코스알엑스 실적 편입 효과로 미주와 EMEA(유럽, 중동 등) 지역에서는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미주 지역에서는 65%, EMEA 지역에서 182% 매출이 성장하면서 전체 사업 중 미주 및 EMEA 지역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17.6%까지 상승했다. 이밖에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매출이 23%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0.4% 증가했다. LG생활건강 역시 다각화 전략을 펼치며 북미 매출을 확대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눈에 뛰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만 아모레퍼시픽과는 다르게 중국시장에서 성과를 얻었다. 회사 측은 지난해부터 '더후' 리뉴얼로 중화권 회복에 만전을 다했다. 그 결과 올 2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난 20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LG생활건강은 럭셔리 궁중 화장품 브랜드 ‘더후’의 대표 제품인 ‘천기단’을 2010년 첫 출시 이후 13년 만에 리뉴얼했다. 더후 천기단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 중 하나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이번 천기단 리뉴얼을 계기로 중국 고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소 침체된 뷰티 사업의 반전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많은 사람들이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다. / 사진=홍선헤 기자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면세판매가 부진했고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에서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중심의 개별 여행객(싼커)가 늘어난 탓이다.

싼커들은 중소기업 브랜드가 다수 입점해있는 올리브영에 관심을 보였고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역시 대표 브랜드를 올리브영에 입점시켰다. 

실제 올리브영은 명동에서 외국인 수혜를 많이 받고 있다. 지난해 1/1~10/31까지 명동 상권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840%가량 신장했으며 올해 상반기 올리브영의 외국인 매출액이 전년 대비 212% 성장했다.

코로나 이전엔 유커를 중심으로 중국인의 구매 비중이 컸지만, 동남아와 영미권, 일본인 고객들까지 매장을 찾으면서 고객층이 전 세계로 확장하는 추세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전쟁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가성 비뿐만 아니라 가격 대비 심리적인 만족감까지 채우는 '가심비' 소비패턴이 확산된 탓이다. 이러한 소비패턴은 내국인뿐만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인 관광객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 올리브영은 1월 31일까지 6개월간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천공항부터 명동까지 일 3회 편도 운행하는 전용 버스, ‘올영 익스프레스’를 시범 도입하며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10억 원을 투자해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이름을 사들이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 판도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이제 기업들도 중국에만 의존 하는 것이 아닌 뷰티 트렌드에 맞춰 다각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수출에는 다각화 전략을 방한객들에게는 가성비와 심리적 만족을 모두 다 잡을 수 있는 가심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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