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 명동에 ‘글로벌 K뷰티 O2O 플랫폼’ 연다… “中企 수출 교두보 될 것”
2023-11-01
중국시장 침체로 부진했던 K뷰티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중국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은 코로나와 사드 등으로 인해 막혔던 수출길이 풀렸어도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이 세 기업은 올 1분기 다각화 전략을 통해 반등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액 9115억원, 영업이익 72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비 매출은 0,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2.9% 성장했다. LG생활건강도 1분기 매출 1조7287억원, 영업이익 15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비 각각 2.7%, 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애경산업 역시 화장품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631억원과 99억원으로 각각 7.6%, 13.7%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3% 하락한 702억원을 매출액은 11.9% 줄어든 1조8591억원을 기록했다. 그 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동순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중국에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아킬레스건(치명적 약점)이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매출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의 아시아지역 매출은 2021년 1조6814억원에서 2022년 1조2820억원으로 23.6% 하락했으며 중국 매출 비중역시 2022년 35%에서 지난해 상반기 까지 27% 줄었다.
해외 매출 중 중국이 37%를 차지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국 매출이 3822억원으로 전년비 9.1% 감소했다. 중국 매출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까지 50% 떨어져 전년비 6%포인트(p) 하락했다.
그 동안 중국의 의존도가 높았던 기업들은 부진한 성적에 실적반등을 노렸다. 이를 위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영토 확장에 주력했으며 특히 미국, 일본을 적극 공략했다.
실제 미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화장품 수출액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22억9398만 달러(약 3조1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었다. 그 중 미국(54.5%)과 베트남(21.8%), 일본(19.2%)으로의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인기 있는 색조 브랜드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지분 75%를 인수했고 프레시안, VDL 등 주요 색조 브랜드를 일본 온라인 쇼필몰 큐텐 재팬에 진출시켰다.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진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오프라인 시장에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서구권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9%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미주에서는 40%, EMEA(유럽·중동)에서는 52% 매출이 성장했으며 서구권에서는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견조한 성적을 보였다. 라네즈의 신제품(바운시앤펌슬리핑마스크) 글로벌 출시와 더불어 세포라 등 드럭스토어를 통해 접점을 확대한 것도 매출을 견인한 요소 중 하나다.
애경산업은 일본에서 현지 오프라인 채널 입점 확대, 제품 다각화 등을 진행한 영향으로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주로 내세운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루나(LUNA)를 통해 일본 현지 오프라인 채널 입점을 확대했고 지난 3월에는 규텐 메가와리 행사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1분기 긍정적인 성과를 얻어냈다.
더불어 지난달에는 글로벌 K-뷰티 유통 플랫폼 실리콘투와 업무협약을 통해 미국 화장품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국내 '관광객' 대상 사업에도 집중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은 국내 사업에도 힘주는 모양새다. 최근 CJ올리브영이 외국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매출액이 4조원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는 뷰티 대기업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넘어선 수준이다. 최근 이 두 기업은 각 사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와 '더후'를 CJ올리브영에 나란히 입점 시키면서 시너지 창출을 노리고 있다.
올리브영에 관광객들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유형이 변화됐기 때문이다. 그 동안 중국인 여행객은 단체 여행객이었다면 최근에는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중심의 개별 여행객(싼커)들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 브랜드가 다수 입점해있는 올리브영에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대표 브랜드를 올리브영에 입점시킴으로서 그 동안 ‘엄마 화장품’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MZ세대를 공략할 방침이다. 실제 설화수가 올리브영에 입점하고 서울 강남 설화수 도산 플래그십에서 ‘올영라이브’ 행사를 진행한 결과 1주일간 매출은 7억원을 넘어섰고 누적 시청자 수는 35만 명을 기록했다.
애경산업 역시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뷰티 맛집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다이소에 진출하게 됐다. 실제 애경산업은 다이소 등 오프라인 신성장 채널에서도 성과가 강화됐다.
다이소는 MZ세대는 물론 외국인들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다이소 명동점의 경우 평일에도 북새통이 이룰 정도로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다이소 뷰티제품은 전부 5000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이지만 제조사가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이앤씨 등 타 제품의 제조사와 동일하기 때문에 품질 면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MZ세대는 물론 외국인들의 화장품 소비처로 떠오르고 있다.
뷰티티업계 관계자는 “국내 뷰티업계가 중국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다각화를 노릴 때 가 됐다”며 “중국 시장도 이전보다는 회복이 된 상태고 한류 열풍에 힘입어 글로벌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산업부는 올해 화장품 수출 7000억 달러 목표 달성을 이루기 위해 K뷰티 산업이 미주, 중동,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새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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