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폐암 환자 위해 렉라자 무료 공급...유일한 박사 창업 정신 계승
2023-07-11
유한양행이 국내 제약사 최초로 비소세포폐암 '렉라자(Leclaza)'를 통해 항암제 분야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어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진출에 활로가 열린 셈이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넥스트 렉라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자사 렉라자 매출 '1조원 블록버스터'를 목표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며,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제2, 3의 렉라자 개발에도 매진할 예정이다.
유한양행 '렉라자', 국산 항암제 최초 미 FDA 승인…'넥스트 렉라자' 기대감 확대
27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개발한 폐암 신약 '렉라자(Leclaza)'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번 승인은 한국 제약사 역사상 최초로 항암제 신약이 FDA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단순한 복제약이나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유한양행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제약 업계와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한국의 제약 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승인은 한국이 신약 개발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역시 렉라자가 국내에서 개발한 항암신약 중 최초로 FDA 관문을 통과한 데 찬사를 보내며,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역사적인 한획을 그었다고 평가했다.
유한양행이 항암제 시장의 높은 문턱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FDA의 승인 허가를 얻어냄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넥스트 렉라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폐암 치료제로, 레이저티닙이라는 신약 후보 물질을 기반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약물이다. 이 물질은 한국의 바이오텍 기업 제노스코가 미국 보스턴에서 설립한 자회사에서 처음 합성됐다.
제노스코는 소규모 바이오텍 기업으로서 자체적인 신약 개발보다는 유망한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대형 제약사에 라이선스 아웃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었다. 2015년, 유한양행은 이 레이저티닙의 라이선스를 도입했다. 이후 회사는 레이저티닙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을 진행했으며, 국내에서 자체 임상시험을 통해 렉라자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유한양행, 미 FDA 승인 통해 1조원 블록버스터 달성 목표…"제2, 제3의 렉라자 개발해 국가 산업 발전 기여"
유한양행은 지난 23일 렉라자 FDA 승인을 기념해 향후 경영방향을 위한 간담회도 진행했다. 여기서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자사가 개발한 폐암치료제 '렉라자'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는 제노스코, 얀센 등 협력사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며 "이번 허가를 회사 발전의 이정표로 생각하고 제2, 제3의 렉라자를 속히 개발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승인이 종착점이 아닌 하나의 통과점이 돼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신약 출시와 함께 유한양행의 글로벌 톱 50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렉라자가 국내 최초 '1조원 블록버스터' 치료제로 우뚝 설 수 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표준 치료제로 꼽히는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지난해 글로벌 매출 약 7조7000억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1조원 블록버스터도 달성이 가능하단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국적 기업들이 출시한 신약들이 블록버스터로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국산 신약 가운데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꼽히는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1조원은 국내 중견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지난해 연간 총매출에 근접한 규모인 만큼, 국내 시장에서 단일 품목으로 이를 달성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진출이 필수다. 미국은 세계 의약품 시장의 절반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에게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가격 통제, 높은 만성 질환 발생률 및 의료에 대한 상당한 자금 지원 등으로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미국 FDA 허가 획득은 글로벌 신약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해 매출 상승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신약 연구개발(R&D) 수준을 대외적으로 알려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유리하게 작용한다.
존슨앤존슨(J&J)이 설정한 렉라자의 미국 시장 매출 목표는 50억달러(약 6조68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도 상용화 절차에 돌입한 만큼 렉라자를 주축으로 한 매출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한양행, 제2·제3의 렉라자 개발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이어가…세계 폐암 학회서 렉라자 관련 병용 요법 발표 예정
유한양행은 이번 신약 개발 과정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여러 기업들이 협력해 혁신을 이루는 방식으로, 제약 업계에서는 신약 개발의 필수적인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제2, 제3 렉라자가 나올 수 있도록 오픈이노베이션을 이어갈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글로벌 공동개발 통한 이익창출 ▲유망기술 내재화 ▲전략적 투자 ▲미래혁신 신약 R&D 플랫폼으로 꼽았다.
유한양행이 체결한 글로벌 공동개발을 통한 이익창출은 총 4조7000억원 규모로, 현재까지 5개 과제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유망기술 내재화를 위해선 적극적 라이선스 인으로 신약 후보물질 총 33개 중 16개를 도입했다. 공동연구는 21건에 달한다. 전략적 투자는 35건이다.
유한양행은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세계 폐암 학회에서 발표될 렉라자 관련 병용 요법(두 가지 이상의 치료법을 사용해 병을 고치는 방법)의 최종 전체 생존 기간(OS) 데이터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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