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한 곳에 불똥"…아고다·트립닷컴 탓에 여행사 신뢰도 하락

글로벌 OTA, 환불 거부 등 문제 속출
홍선혜 기자 2024-08-23 10:40:06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 사태로 여행업계가 성수기 시즌에 막중한 피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 몇몇의 해외 여행사가 소비자를 상대로 물의를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 온라인 여행사)가 국내 여행사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여행업계인 만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유통업게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의 불만이 가장 많이 접수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OTA '아고다'와 '트립닷컴'이다. 아고다와 트립닷컴은 항공사와 호텔과 계약을 맺고 최저가를 중개하는 예약 사이트다.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 보다는 여행사 등 중계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문제는 취소·환불·교환 지연 및 거부 상황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 사진=홍선혜 기자 


심지어 최저가라고 올려놓고 가격이 평균치 보다 비싼 경우도 빈번하다. 아고다와 트립닷컴 은 모두 가격 보장제를 운영하고 있어 차액을 환불해 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환불을 거절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얼마 전 여행플랫폼 트립닷컴에서 최저가로 올라온 호텔을 예약했던 A씨는 다른 사이트에서 동일한 객실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회사 측에 예약 취소를 요청했지만 호텔 측에서 거절했다는 이유로 협상이 불발됐다. 

문제는 호텔직원은 트립닷컴에 아무런 연락을 받지 않은 상황이었고 트립닷컴은 계속해서 호텔이 예약취소를 거절했다는 안내를 했던 것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최근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B씨는 호텔 예약 후 하루도 되지 않아서 취소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 고객센터에 상담을 요청해도 해당 객실은 취소가 불가하다는 안내만 받을 뿐이었다. 

부킹닷컴에서 숙소를 예약했던 C씨 역시 해외여행을 위해 숙박을 예약 후 불가피한 사정으로 환불을 요청했지만 올해 안에만 날짜를 미룰 수 있을 뿐 취소시 위약금을 전액 지불해야 했다.

글로벌 OTA 예약시, 위약금 발생 및 환불 불가 사례 속출

이렇듯 글로벌 OTA에 대한 문제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통상 호텔의 경우 체크인 전날까지 무료 취소가 가능하지만 중계 플랫폼을 끼고 예약할 시 위약금 혹은 환불이 불가한 경우가 있다. 

아고다와 트립닷컴은 최저가 보장제를 도입해 동일한 상품이지만 해당 사이트 보다 저렴한 가격이 있으면 차액을 환불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돈을 쉽게 돌려받기는 어렵다.

심지어 아고다의 경우 최저가라고 해놓고 소비자가 결제하기 까지 타이머를 걸어둔다. 예를 들면 10분 뒤 가격이 오른다는 식으로 화면을 띄워 소비자의 심리를 압박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격이 오르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며칠 뒤 이보다 더 가격이 떨어져 있기도 하다. 

트립닷컴 역시 고객이 타 사이트 보다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제시하면 해당 제품은 예약 취소가 불가한 상품이라 환불해 줄 수 없다고 하거나 호텔 측에서 협상을 거절했다는 안내로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실제로 글로벌 OTA에 대한 피해사례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19년부터 2022년 6월까지 접수받은 글로벌 OTA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6260건이다.

품목별로 보면 항공권·항공서비스가 1158건(26.0%)으로 가장 많았고, 의류·신발 866건(19.4%), 숙박 742건(16.6%)순이었다. 구체적인 이유는 취소·환불·교환 지연 및 거부가 1607건(36.0%)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고다와 트립닷컴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았다. 사업자 소재국별로 보면 싱가포르가 967건(38.0%)으로 1위고, 중국·홍콩이 522건(20.5%)으로 2위, 미국이 303건(11.9%)으로 3위를 차지했다.

올 2분기 아고다 상담은 610건·트립닷컴은 327건으로, 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 222건·테무 92건·쉬인 2건보다 월등히 많았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종합 패키지 여행사는 글로벌 OTA가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아니지만 여행업계 전체적으로 보면 간접적으로 영향을 안 받을 순 없는 만큼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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