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측이 거부했다 더니"…트립닷컴, 알고 보니 제휴사 중간 먹튀?

A씨는 얼마 전 여행플랫폼 트립닷컴에서 최저가로 올라온 호텔을 예약 했으나 다른 사이트에서 동일한 객실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회사 측에 예약 취소를 요청했다. 하지만 A씨가 받은 대답은 호텔 측에서 예약 취소를 거부해 협상이 불발됐다는 안내였다.

트립닷컴의 경우 예약 취소 시 해당 숙박업체와 협상을 통해 진행한다. 트립닷컴 호텔 예약 규정을 살펴보면 예약 변경 또는 취소가 필요할 경우 트립닷컴에서 직접 호텔과 협의해 관련 수수료를 최소화 한다. 아울러 체크인 날짜 하루 전까지 확정된 예약에 한에서 환불 요청도 가능하다.

A씨는 즉시 호텔에 전화해 환불을 왜 해줄 수 없느냐고 물었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호텔 측은 트립닷컴에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호텔직원 B씨는 “우리 호텔은 투숙일 하루 전 까지만 취소하면 전액 환불을 해주는 것이 규정”이라며 “10년 동안 호텔에서 일하면서 이런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저희는 환불을 해주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도 그런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난감해했다. 

트립닷컴은 호텔에 아무런 조취도 취하지 않은 채 고객에게 호텔이 취소 요청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A씨는 다시 트립닷컴 측에 문의했지만 호텔과의 협상까지 5시간 정도 소요된다는 안내만 받았다. 

트립닷컴은 가격 규정제도 운영 중이다. 다른 사이트에서 더 저렴한 가격을 찾으면 차액 환불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체크인 하루 전 까지 해당 사이트의 가격 정보 및 웹사이트 주소를 제공하면 환불 요청을 할 수 있다. 다만 객실 유형이 같아야 한다. 

A씨는 다시 트립닷컴 상담원에게 “호텔 측에서는 체크인 하루 전 까지 무료라고 하는데 자꾸 호텔에서 거절했다고만 전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환불을 못해줄 이유가 없다고 하는데 대체 왜 안 해주는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트립닷컴 상담원 C씨는 “재협상을 해보겠으나 중간 제휴사 측에서 거절한 것 같다”며 “마지막 협상을 진행해 보겠으나 거절시 환불이 불가하다. 협상 후 전화를 주겠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메일로 취소가 불가하다는 안내문만 받았을 뿐 환불은 없었다.

A씨는 “다른 건 몰라도 애초에 중간 제휴사가 있다면 고객에게 미리 고지를 했으면 좋겠다”며 “연락도 받지 못한 호텔로 책임을 돌리면서 취소가 불가하다는 건 고객을 속이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A씨는 “이런 경우는 아무 잘못 없는 호텔 이미지에도 먹칠을 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비슷한 이유로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은 A씨 뿐만이 아니었다. SNS에서도 트립닷컴의 환불 규정에 대해 분노하는 이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네티즌은 “통상적으로 호텔은 취소 불가 조건이라고 해도 환불을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트립닷컴 같은 중계업체들이 꿀꺽하는 경우가 있다”는 글을 올렸다.

트립닷컴에 피해를 입었다는 또 다른 네티즌은 “상담을 통해 호텔과 합의를 보면 환불을 해준다고 했고 이메일로 무료 취소 합의까지 봤다”며 “그러나 갑자기 제휴사가 껴 있어서 환불을 못해주겠다는 안내를 받아서 소보원에 신고하려고 한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트립닷컴 관계자는 “트립닷컴은 언제나 파트너들과 협력해 고객의 문의나 우려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적해주신 부분은 앞으로 고객분들께서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