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중국계 자본의 동양생명·ABL생명 '먹튀' 수수방관할 건가?"  

권오철 기자 2024-07-24 14:27:53
우리금융그룹이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동양생명과 ABL생명(구 알리안츠생명)의 인수를 검토 중인 가운데, 해당 보험사 직원들은 "이는 중국계 자본의 먹튀"라고 비판하며, "먹튀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금융위원회가 보험사 고객 보호와 직원 고용 보장을 책임져라"고 목소리를 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생명·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노조)는 24일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애초 중국계 자본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할 때부터 중국계 자본이 과연 경영의지를 가지고 인수를 했는지 의구심을 가졌다"면서 "그럼에도 금융위는 당시 속전속결로 인가를 허용하면서 현재 '먹튀'가 발생하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24일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생명·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권오철 기자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지난해 각각 2957억원과 80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알짜 회사다. 

동양생명은 다자보험그룹이 42.01%, 다자보험그룹 계열사인 안방그룹이 33.3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ABL생명은 안방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안방그룹은 2015년 6월 동양생명을 인수하고, 2016년 12월 ABL생명을 인수했다. 이후 안방그룹이 다자보험그룹에 흡수되면서, 이들 보험사들은 2020년부터 다자보험그룹 산하 보험사가 됐다.

다자보험그룹은 2018년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의 비상 경영을 위해 설립한 회사로, 대주주는 중국보험보장기금(98.2%)이다. 중국보험보장기금은 올해 말까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매각한 뒤 내년에 다자보험그룹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ABL생명 유력 인수자로 부상한 것은 우리금융그룹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달 25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위해 다자보험그룹 측과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문제는 매각에 따른 각 보험사 직원들의 고용불안이다. 노조는 "고객들의 혼란을 막고 초합원 및 직원들의 노동 기본권을 보장받기 원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첫째, 인수 회사가 인수 완료 뒤에도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직원들의 고용관계를 유지하고, 노동조합과 교섭을 통해 합의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 인수 완료 이전까지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과 각종 합의서에 대해 인수회사가 사용자로서의 지위를 승계한다는 합의서를 체결할 것을 요구한다.

셋째, 인수 절차로서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 실사 시 각 노동조합 대표자 및 집행부와 면담을 진행하고 미래의 노사 협력 동반자로서 사전 질의 및 답변을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

넷째, 인수 완료 이후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에 대해 인위적인 구조조정, 자회사 분리, 특정 부문의 외주화 등을 하지 않고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하는 내용을 노동조합과 교섭하여 합의할 것을 요구한다.

다섯째, 인수 완료 이후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합병할 경우 합병 및 이에 따른 인적 물적 구조 개편에 대해 노동조합과 교섭 및 합의할 것을 요구한다.

끝으로, 금융위원회는 보험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고 고객 보호 및 노동자들의 기본적 노동권과 고용보장을 위해 위 요구사항이 매각과정에서 완전하게 반영될 수있도록 제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요구한다. 


권오철 기자 konplash@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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