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준감위원장 “한경협 회비 납부 결론 못 내…정경유착 해소 의문”
2024-07-22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주요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한경협에 회비 약 35억 원을 냈다. 현재까지 회비를 낸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현대차그룹 내 한경협 회원사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총 5곳이다.
앞서 한경협은 지난 3월~4월쯤 삼성그룹, SK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등 4대 그룹 등 420여개 회원사에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4대 그룹이 속한 제1그룹의 연회비는 각 35억 원 수준이다.
이번 현대차그룹이 가장 먼저 회비를 납부하면서 나머지 그룹들도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회비를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열사별로 이사회 보고를 마쳤으며 회비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내 한경협 회원사는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4곳이다.
반면 삼성그룹과 LG그룹은 회비 납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는 이날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앞서 삼성은 준감위가 지난해 8월 한경협 가입과 관련해 밝힌 권고안에 따라 회비 납부 시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찬희 준감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3기 준감위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결론 내지 못했다”며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됐는지에 대해 위원들의 근본적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상황이 인적 구성이나 물적 구성에 있어 정경유착의 고리가 끊겼는지에 대해 근본적 의문이 있다”며 “한경협 스스로가 한 번 검토해 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LG그룹도 회비 규모와 납부 시점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협은 4대 그룹의 회비 납부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경협 관계자는 “회비 납부를 강제로 집행할 수도 없는 만큼 각 그룹과 회원사가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다만 강요는 하지 않고 있지만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