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SK그룹 2026년까지 80조 원 확보
2024-06-30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팻 겔싱어 인텔 CEO 등 '빅테크' 리더들을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AI 반도체 최전방의 거인들과 만났다"며 "우리도 백보 천보 보폭을 맞춰 뛰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SK텔레콤과 아마존이 함께 만든 앤트로픽, SK하이닉스와 인텔이 함께 하는 가우스랩스 처럼 우리나라 유니콘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가우스랩스는 SK하이닉스의 산업용 AI 전문 자회사다.
아마존과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논의했다. 아마존은 최근 머신러닝(ML) 학습과 추론에 특화한 자체 AI 반도체 '트레이니움', '인퍼런시아'를 개발하는 등 반도체 설계부터 서비스까지 AI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반도체는 처음부터 AI를 위해 개발한 반도체로,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요로 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양산과 고객사 납품을 시작하며, AI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인텔과도 첨단 반도체 제조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두 사람은 SK하이닉스와 인텔의 오랜 반도체 파트너십을 높이 평가하고, AI 시대를 맞아 첨단 반도체 제조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과의 협업으로 2022년 12월 세계 최고속인 초당 8기가비트 이상의 속도를 구현한 서버용 D램 'DDR5 MCR DIM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어 지난해 1월에는 10나노급 4세대(1a) DDR5 서버용 D램과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4th Gen Intel Xeon Scalable processors)' 간 호환성 검증을 세계 최초로 인증 받았다. 이 결과를 백서(White Paper)로 공개하는 등 양사간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AI 가속기인 '가우디 3'를 출시하는 등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나서는 등 AI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샘 올트먼 CEO를 만나 양사 간 협력 방안 및 급변하는 AI 기술과 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번 방문에는 유영상 SK텔레콤 CEO,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AI Infra담당) 외에 SK그룹의 AI, 반도체 분야 경영진들도 동행했다.
그는 지난달 28∼29일 열린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임직원에게 AI 역량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2026년까지 80조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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