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비상경영' 선언…C레벨 거취 이사회 위임·임원 연봉 동결

김효정 기자 2024-07-01 11:21:25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이 결국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로 인한 실적 부진에 빠진 SK온은 C레벨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하는 동시에, 흑자 전환때 까지 전 임원 연봉을 동결하는 등의 조치를 내놨다. 

SK온 서산공장 전경. 

1일 SK온은 전체 임원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SK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정체로 부침을 겪고 있는 SK온 살리기 방편으로 조직 효율화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해당 회의에서 임원들은 현재 경영 상태와 그룹 차원의 조직개편 방향을 공유했고, 현재의 위기 상황 극복에 솔선수범하자는에 동의했다. 

이날 SK온은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생산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레벨 전원의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했다고 밝혔다. 최고관리책임자(CAO)와 최고사업책임자(CCO) 등 일부 C레벨직은 아예 없애고, 성과와 역할이 미흡한 임원은 연중이라도 보임을 수시로 변경하기로 했다.

앞서 SK온에서는 성민석 부사장이 CCO직에서 보직 해임되고, 최영찬 CAO 사장이 SK E&S 미래성장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조직 개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SK온 측은 "변화된 경영환경을 반영해 조직 효율화를 위해 업무 영역과 진행 절차, 그에 따른 자원 배분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변화필요한 모든 영역을 과감하게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분기 흑자 전환에 실패할 경우, 내년도 임원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SK온은 올해 1분기 33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21년 출범 이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적자는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2분기에도 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다행인 점은 올해 하반기에는 전기차 신차 출시가 확대되고, 재고를 소진하는 등 4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하고 있다.

다만 SK온은 핵심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는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고객사에 대한 상시적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영업 조직을 권역별로 분리·강화하기로 했다.

이석희 SK온 사장. /사진=SK온

이석희 CEO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전체 구성원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임원과 리더부터 위기 상황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솔선수범하겠다"며 "경영층을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 성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 CEO는 "현재의 위기는 오히려 진정한 글로벌 제조 기업으로 내실을 다지는 기회"라며 "우리 모두 '자강불식'(自强不息·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음)의 정신으로 패기 있게 최선을 다한다면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