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상반기 넘겼다…참다 못한 환자들 결국 거리로

환자단체, 4일 서울 보신각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 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 개최
황성완 기자 2024-07-01 09:46:28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후 이어져 온 의정 갈등이 결국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상반기를 넘겼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에는 환자 단체들이 거리 집회를 열고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1일 연합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지난달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 데 이어 오는 4일에는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의 일주일 휴진이 예정돼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일부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진료를 조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휴진하면서 현장의 혼란이 크지는 않았다. 병원 측은 지난주에 대규모 휴진이 없었던 만큼 이번 주에도 대부분의 진료과목이 정상 운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의 휴진 역시 대규모 진료 차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 측 입장이다.

세브란스병원과 마찬가지로 서울아산병원 교수들도 휴진하더라도 입원 환자와 응급·중증 환자 등 필수적인 분야의 진료는 유지한다.

다만, 혼선이 크지 않더라도 당장 진료와 시술·수술을 앞둔 환자들은 교수들의 휴진이 언제까지 이어지느냐에 대한 불안이 큰 상황이다.

또한, 오는 26일에는 전국의 의사들이 모여 의료정책을 논하는 '올바른 의료 정립을 위한 대토론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또다시 휴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환자들도 거리로 나서서 신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는 이달 4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 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의료공백 정상화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는커녕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도구 삼아 서로를 비난하기만 하는 갈등 양상에 환자단체들은 더는 인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정 대화가 진전될 기미도 보이지 않고 환자들마저 거리로 나가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정부는 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주 중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을 정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 달 중순까지 공고하게 돼 있는 하반기 인턴·레지던트 모집을 위해서는 이번 달 안에는 결원을 파악해 충원 인원을 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 등을 결정해야 한다.

앞서 정부는 수련병원에 지난달 말까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처리해 복귀자와 미복귀자를 분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전공의와 병원 모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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