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모든 유통업체 PB 우선 추천"…공정위에 재반박

홍선혜 기자 2024-06-17 17:17:59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직매입 및 자체브랜드(PB) 상품 부당 우대 의혹과 관련해 1400억원대 과징금 제제를 받은 쿠팡이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물가 시대에 PB상품은 유통업체 중요한 차별화 전략"이라며 "모든 유통업체는 각자의 PB상품을 우선으로 추천 진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자체 뉴스룸을 통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PB상품 노출 상품을 공개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PB상품을 고객들 눈에 가장 잘 보이는 골든존에 우선 진열하고, 온라인 유통업체도 PB상품을 추천하고 이를 소비자들도 당연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PB상품이 우선 노출됐다고 무조건 구매하지 않고 같은 온라인 쇼핑몰 내 다른 상품과 비교는 물론 다른 온라인몰과 가격비교 사이트까지 검색하는 등 꼼꼼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며 "쿠팡 PB상품 매출 비중이 5%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를 입증한다"고 했다.

쿠팡 로켓배송 


이어 "유통업체는 고유의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여야 경쟁할 수 있는데 이런 디스플레이 전략까지 일률적 기준을 따르라고 강제하면 기업 간 경쟁은 위축되고 소비자 편익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3일 쿠팡이 PB상품 및 직매입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PB상품에 긍정적 구매 후기를 달고 높은 별점을 부여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쿠팡과 PB상품 전담 자회사 CPLB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고 이들 회사를 각각 검찰에 고발한다고 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PB상품 및 직매입 상품(이하 자기 상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했다. 

공정위의 주장은 쿠팡이 특정 상품에만 순위 점수를 가중 부여하거나, 실제 검색 결과를 무시하고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자기 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올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중개 상품을 배제하고 최소 6만4250개의 자기 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고정적으로 노출했다. 알고리즘 조작으로 상위에 고정 노출된 쿠팡의 자기 상품은 노출 수와 총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프로모션 대상 상품의 총매출액은 76.07%, 고객당 노출 수는 43.28% 증가했고 검색순위 100위 내 노출되는 PB상품의 비율도 56.1%→88.4%로 높아졌다.

반대로 쿠팡에서 중개 상품을 판매하는 21만개 입점업체는 알고리즘 조작 이후 자신의 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올리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쿠팡은 '직원 리뷰 조작이 없었다는 5대 핵심 증거' 자료를 통해 2019년 2월∼2022년 6월 기준 자사 임직원 체험단 리뷰 평점 평균이 4.79점으로 일반인 체험단 평균 4.82점보다 더 낮다고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고물가 속에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내세워 입지를 넓혀가는 PB 시장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마트의 경우 이마트는 '피코크'와 '노브랜드',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시그니처'와 '심플러스', 롯데마트는 '요리하다'와 '오늘 좋은' 등의 PB를 운영하며 고객들의 손길이 잘 닿는 곳에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당시 쿠팡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대부분의 인기 PB상품을 매출이 최대 4배 오르는 '골든존' 매대에 진열하는 상황에서 쿠팡 PB 진열만 규제하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 이라고 주장했다.

이커머스에서도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PB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업체들은 통상 PB 상품만 모은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관리한다.

이번 사건을 토대로 공정위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소비자를 유인한 불공정한 사례를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관련업체들은 다른 곳으로 불똥이 튀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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