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DS부문장 전격 교체…전영현 부회장 위촉
2024-05-21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성장 중인 고댁역폭 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힘을 주고 있다. 하지만 지난 29일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창사 이후 첫 파업을 선언하면서 갈 길 바쁜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위기에 이어 노조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난국에 빠진 상태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14조88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됐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는 10년 전부터 HBM 시장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빼앗겼다. SK하이닉스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 왔으며 지난 3월에는 HBM3E(8단)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인 HBM3E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엔비디아에 HBM3E 제품을 납품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새 수장을 맡은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총체적 위기에 빠진 반도체 사업과 노조리스크 해결 등의 구원자로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려움 극복할 방안 반드시 찾겠다”
전영현 부문장은 30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를 통해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다시 힘차게 뛰어보자”며 “최근의 어려움은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저력과 함께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의 문화를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빠른 시간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장에 위촉했다. 전 부회장은 위기에 빠진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이끌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그는 올해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위촉돼 삼성전자/전자관계사의 미래먹거리 발굴역할을 수행해 왔다.
전 부문장은 “메모리사업부장 이후 7년 만에 다시 DS로 돌아오니 너무나 반갑고 설렌다”라며 “그 사이 사업 환경도, 회사도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처한 반도체 사업이 과거와 비교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부문장은 삼성전자가 D램 시장에서 세계 1등 자리를 지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주역이다.
전 부문장은 “지금은 AI 시대이고 그동안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는 우리에게 큰 도전으로 다가오지만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대응한다면 AI 시대에 꼭 필요한 반도체 사업의 다시 없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저는 부문장인 동시에 여러분의 선배”라면서 “삼성 반도체가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리스크 악재 만난 삼성전자 돌파구는
삼성전자 전삼노는 지난 1969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파업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1969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삼성전자가 실적 회복과 HBM 시장 주도권 확보 속도를 내는 데 악재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전삼노는 지난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공식화했다.
전삼노가 요구한 사측 인사 2명의 교섭 배제 등을 놓고 사측과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국 파행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삼노는 당장 총파업에 나서는 대신 연차 소진 등의 방식으로 단체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 2022년과 지난해에도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쟁의 조정을 신청해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실제 파업에 나서지 않았다.
삼성전자 측은 “전삼노에 가입된 조합원 수는 2만8000명이며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이를 근거로 전삼노를 배제한 노사협의회를 통한 임금인상률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전 부문장은 전삼노 파업 선언에 대해 “임직원 여러분이 밤낮으로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저를 비롯한 DS 경영진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각오로 상황을 더욱 냉철하게 분석해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반드시 찾겠다”고 힘줘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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