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화성서 창사 이래 첫 단체행동…“변화 없다면 결국 파업”
2024-04-17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파업을 선언했다. 지난 1969년 창사 이후 첫 파업이다.
전삼노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공식화했다.
전삼노는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사측의 태도에 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전삼노가 요구한 사측 인사 2명의 교섭 배제 등을 놓고 사측과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국 파행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삼노는 당장 총파업에 나서는 대신 연차 소진 등의 방식으로 단체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당장 전삼노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다음 달 7일 하루 연차를 소진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앞서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전삼노 지난 3월 18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찬반 투표를 진행해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9일 노사협의회와 임금 조정 협의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지난해(4.1%)보다 1.0%포인트(P) 오른 5.1%로 결정했다.
하지만 전삼노는 교섭 결렬 선언 후 6.5% 임금 인상률, 유급휴가 1일 추가 등을 요구하며 사업장별 순회 투쟁을 벌였다.
전삼노는 지난달 17일 경기 화성 삼성전자 DSR타워에서 평화적인 쟁의 행위에 나섰다. 당장 파업 강행보다 사측과의 대화 창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애초 전삼노는 DSR 1층 로비에서 열 계획이었으나 안전 등 문제를 이유로 사측이 진입을 막아 사옥 앞에서 진행했다.
이후 전삼노는 이달 24일에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문화행사 형식의 단체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노사, 임금 실무교섭 재개에도 평행선 유지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21일 임금 실무교섭을 재개했다.
노사 양측은 추후 교섭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타결을 위해 서로 노력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28일 본교섭에서도 끝내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파업 수순을 밟게 됐다.
전삼노는 지난 2022년과 지난해에도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쟁의 조정을 신청해 쟁의권을 확보했다. 다만 실제 파업에 나서지는 않았다.
삼성전자 측은 “전삼노에 가입된 조합원 수는 2만8000명이며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이를 근거로 (전삼노를 배제한) 노사협의회를 통한 임금인상률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삼노와 대화를 통해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지속해서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20년 ‘무노조 경영 종식’을 선언하며 노조 활동이 본격화됐다. 이후 매년 노조는 사측을 압박하며 파업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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