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LCC'냐 '가덕도 신공항'이냐…항공사 vs 부산시, '에어부산' 줄다리기 팽팽

지난 13일 에어부산 전략 커뮤니케이션실 해체…에어부산, 홍보 및 기존 업무 이괸됐을 뿐
메가LCC 출범 위해 통합될 경우 부산 아닌 인천으로 거점 옮길 가능성↑
박재훈 기자 2024-03-18 10:26:14
메가 LCC(저비용항공사)탄생을 위한 통합과 부산지역 시민사회 사이에서 에어부산의 향방을 놓고 견해차가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라 산하 LCC들의 통합체인 메가LCC(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탄생이 한 발 가까워진 가운데, 퍼즐 중 한 조각인 에어부산에 대해 부산 지역 사회는 분리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에어부산 항공기. /사진=에어부산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향방을 놓고 부산 지역 사회에서는 분리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에서는 2029년 개항을 앞둔 가덕도신공항의 거점 항공사로 기능할 항공사로 에어부산을 낙점해 놓은 상태다. 당초 부산을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에어부산이 메가 LCC통합으로 인해 거점이 이동할 경우 가덕도 공항에 대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다.

하지만 메가 LCC출범을 위한 반대 측 입장에서도 에어부산은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진에어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에어서울·에어부산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 남겨두게 되면서 메가 LCC출범을 위해 에어부산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변화가 생길 때마다 논란은 거세졌지만, 지난 13일 에어부산의 전략커뮤니케이션실이 폐지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에어부산의 두성국 신임 대표는 전략커뮤니케이션실을 전격 해체했다. 전략커뮤니케이션실은 그동안 에어부산의 홍보는 물론 대외협력, ESG경영, 지역사회 공헌 등의 업무를 진행하며 회사측의 공식적인 소통 창구 역할을 맡아왔다.

에어부산측은 전략커뮤니케이션실 폐지에 대해 "경영 효율화를 목적으로 한 일반적인 정기 인사일 뿐이고 기존 전략 커뮤니케이션실에서 맡아오던 업무는 다른 부서로 이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가덕신공항 거점항공사 추진 부산시민운동 본부는 "전략커뮤니케이션실 개편은 지역과의 소통을 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시민운동 본부는 에어부산의 분리 매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산업은행 측의 의사가 드러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에어부산의 최대주주는 아시아나항공(41.89%)이다. 이외에 부산시 2.9%, 지역 7개 기업 13.1% 등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사진=연합뉴스

만일, 에어부산이 메가LCC 출범을 위해 진에어, 에어서울과 같이 통합될 경우 거점은 부산이 아닌 인천으로 옮겨지게될 가능성이 높다. 부산시 측에서는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거점 항공사 후보를 잃게되는 것은 물론 지역 기업을 잃게돼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에어부산이 통합될 경우 진에어, 에어서울 등과 노선이 겹치게 되고 이 부분에서 인력과 지점 축소등의 변화를 거치면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현재 에어부산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장기화됨에 따라 경쟁력 약화의 여파를 맞고 있는 상태다. 코로나19가 끝나면서 타 항공사들이 신규 기재를 도입하고 신규 인력을 충원하고 있지만, 에어부산은 오히려 인력 손실과 5년동안 임금이 동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업계가 호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에어부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분리매각이 되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에어부산이 매각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가덕도 신공항의 거점항공사로 에어부산이 기능해도 지역 기업들이 직접 항공사를 운영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 경쟁력 제고에도 큰 성과를 보이기 힘들 가능성이 높아 통합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메가LCC 출범을 위해 행동에 들어갔는지는 모르지만, 에어부산이 현재 다른 항공사들에 비해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산업은행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분리매각에 대한 문제는 장기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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