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7조원 우크라 군사지원 잠정합의…美 지원안 난항 속 '숨통'

제3국 무기도 예외 허용 가닥
신수정 기자 2024-03-14 09:40:54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용 추가 기금을 50억 유로(약 7조2000억원) 규모로 마련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는 미국의 지원안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뤄지는 지원책이다. 

이날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오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EU 27개국 대사들이 위 내용을 골자로 한 ‘우크라이나 지원 기금(Ukraine Assistance Fund·이하 UAF)’ 조성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잠정 합의는 27개국 장관급 회의에서 승인하면 공식 확정된다.

UAF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EU 회원국의 무기 대금 일부를 보전하기 위해 활용되던 EU 특별기금인 유럽평화기금(EPF)이 지원 장기화로 고갈됨에 따라 신설한 기금이다. 이 기금은 우크라이나가 전장 일선에서 필요로 하는 탄약 등 무기 지원에 속도를 내는 데에 쓰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합의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이 크게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는 EU가 지난달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향후 4년간 500억 유로(약 72조원)를 지원하는 장기지원안에 어렵게 합의한 이후 두 번째 합의다. 

그간 군사지원용 UAF 조성을 두고 회원국 간 이견으로 수개월째 진전이 없던 상황이었다. 이중 프랑스는 유럽 방산업체에서 지원용 무기를 구매하는 경우로 한해 기금을 통한 대금 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상황의 시급성을 고려해 ‘메이드 인 유럽’만 고집해선 안 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잠정 합의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EU는 유럽산 구매를 우선시하되 역내 조달이 쉽지 않은 특정 무기는 비(非) EU산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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