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나라 출신”…90세 아르헨 할머니, 하마스 인질 모면 비화

신수정 기자 2024-03-08 10:23:25
하마스 대원과 사진 찍는 에스테르 쿠니오 할머니. /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습격 때 인질로 끌려갈 뻔했던 90세 할머니가 축구선수 메시의 이름을 대고 인질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던 사연이 전해졌다. 

7일(현지시간) 후엔테 라티나(Fuente Latina) 단체가 스페인어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10월7일의 목소리. 라틴계의 생존 이야기’를 공개했다. 

동영상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습격 당시 생종한 이스라엘계 라틴 출신들의 증언으로 당시 일어난 참상을 자세히 다뤘다. 

이중 축구선수 메시의 팬이던 하마스 대원을 만나 운 좋게 인질을 모면한 사례가 주목을 받았다. 

이스라엘의 니르 오즈(Nir Oz)라는 키부츠에 거주하는 에스테르 쿠니오(90) 할머니는 지난해 10월 7일 오전 자신의 집 문을 두드린 하마스 대원 2명에게 문을 열어줬다. 

이들은 혼자 있던 쿠니오에게 “가족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는데, 곧장 언어 장벽에 부딫히면서 생명의 위협이 시작됐다. 

이때 쿠니오는 “난 아랍어를 모르고 히브리어도 잘 못한다”며 “난 아르헨티나어(아르헨티노)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하마스 대원들이 “아르헨티노가 뭐냐”고 되물었고, 쿠니오는 “당신은 축구를 보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때 “축구를 좋아한다”는 하마스 대원의 답변에 “난 축구선수 메시, 메시의 나라 출신”이라고 말했다. 

쿠니오 말을 들은 하마스 대원은 “난 메시를 좋아한다”면서 가지고 있던 장총과 권총을 건네주고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함께 사진을 촬영한 후 대원들은 쿠니오를 인질로 데려가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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