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감정 없어진지 오래?!”...위스키 제치고 '사케' 인기 급등

홍선혜 기자 2024-03-05 09:37:05
코로나19 기준으로 주류 문화가 많이 변화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집에서 마시는 홈술 트렌드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술의 맛을 느끼고 개인의 취향에 맞는 주류를 찾아 마시는 경우가 많다. 

위스키가 급부상 한 이유도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다. 경기 불황기에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립스틱 효과’가 고물가 시대를 맞이한 현 상황에 주류시장에도 스며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유행의 선두주자에 오른 위스키를 제치고 급부상한 주류가 있다. 바로 일본의 전통 술 사케다.

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케 수입액은 2138만 달러(285억 2305만 8000원)로 관련 통계가 기록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도쿄도(東京都) 거리의 시민들. / 사진=연합뉴스 

반일감정 줄어들고...'엔저' 일본 여행 늘면서 사케 인기 급증

반일감정은 이미 와해 된지 오래고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주류 스팩트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케의 경우 위스키나 소주보다 도수가 낮아 마시는데 부담감이 덜하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요소 중 하나다. 

편의점 매출도 덩달아 올랐다. GS25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사케류 신장률은 252.1%로 전년 대비 3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으며 CU는 사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9% 신장. 2022년에는 지난해 대비 1285.6% 급등했다. 

사케의 인기가 급속도로 치솟은 이유는 반일감정이 줄어들고 엔저로 인해 일본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다. 실제 지난 1월 일본행 여행객은 85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51.6% 증가했으며 올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관광객 수는 1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여행 중 사케를 경험한 이들이 한국에서도 재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사케의 경우 한국의 청주와 비슷해 다른 서양의 주류보다 좀 더 익숙하게 받아드린다는 것이다.

일본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이자카야 등 국내에 입점한 일식당도 늘어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오마카세가 큰 인기를 끌면서 고가의 사케 소비량도 늘어났다.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 동향 발표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 일식전문점은 2만1553곳으로 지난 2018년 1만7657곳에 비해 22.1% 증가했다. 

조희태 BGF리테일 주류팀 MD는 "최근 일본 여행이 급증하고 주류 시장이 다변화됨에 따라 다양한 사케를 맛보거나 맛보길 희망하는 고객이 각종 주류를 갖춘 편의점에서 사케를 찾고 있다"며 "이에 CU는 올 상반기 내로 고객의 니즈에 맞춘 사케를 출시해 업계 트렌드를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사케를 경험한 많은 이들이 한국에서도 재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의 소주와 사케는 비슷해서 한국인 입맛에 맞기 때문에 서양의 여러 가지 술 보다 더욱 인기가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술도 점차 다양화 되고 있어 앞으로도 사케의 인기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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