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 스토리]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장인화…철강 본원 강화·관치 논란 해결 숙제

주력 사업 철강 실적 곤두박질…경쟁력 강화 방안 모색 필요
최정우 회장 전처 우려…관치 논란 해결책은?
신종모 기자 2024-02-14 14:54:00
기업은 이익 창출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경쟁에서 승리하고 지속성장을 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 결정권자인 C레벨(CEO, CFO, COO, CIO 등)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마트에프엔에서는 주요 기업 C레벨의 행보를 분석함으로써 이들 기업의 경쟁력과 미래 가치를 예측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로 장인화(69) 전 포스코 사장이 최종 확정됐다. 장 후보는 다음 달 21일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포스코그룹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장 후보는 앞으로 포스코그룹 사업 재편과 고질적 관치 논란을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사진=포스코


장 후보는 주력인 철강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공고히 할 방안 모색이 최우선 과제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시황 부진 등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됐다. 포스코의 매출은 38조7720억원, 영업이익은 2조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7%, 9.2% 감소했다.

포항제철소의 지난 2022년 9월 냉천범람 조기복구 이후 조업안정화를 빠르게 달성해 조강생산 및 제품판매가 다소 증가한 반면 글로벌 철강시황 악화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 

일각에서는 최정우 포스크그룹 회장이 이차전지 분야에 집중하면서 철강을 상대적으로 등한시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창립 54주년을 맞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기존 철강 중심 기업에서 벗어나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등 신성장 분야의 그룹으로 재편하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철강이 포스코그룹의 매출 60% 이상을 담당하고 있어 철강 본원 경쟁력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포스코그룹이 장 후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장 후보는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 학사, 석사를 거쳐 미국 MIT 해양공학 박사 등을 취득했다. 그는 지난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으로 입사한 이래 RIST 강구조연구소장,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및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한 철강 및 신사업분야 최고 전문가다. 

장 후보는 지난 2011년 포스코로 자리를 옮겨 신사업실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기술투자본부장(CTO)과 양 제철소의 생산과 품질을 총괄하는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 포스코 사장(대표이사)으로 선임되면서 그룹의 철강부문 전체를 총괄하는 철강부문장을 맡았다.

아울러 장 후보는 지난 2021년 주총 이후 대표이사직은 내려놓았지만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을 수행하면서 경영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철강 경쟁력 회복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적임자로 손꼽힌다. 

이외에도 그는 사내에서 인자하고 넉넉한 품성으로 구성원들을 아우르며 부드러운 듯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덕장형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관치 논란 여전…수장 타깃 교체 징크스 깰까  

‘주인 없는 회사’로 평가되는 포스코그룹이 정권 교체 때마다 단골 타깃이 되면서 관치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포스코는 그동안 정권이 교체시마다 대표 교체 압박을 받았다. 앞서 문재인 정권에서도 포스코의 최고경영자(CEO) 인사 개입 시도가 있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중재로 중단되기도 했다. 

최정우 회장은 윤석열 정부 이후 각종 행사에서 패싱을 당했으며 아울러 검찰 수사에 몰리면서 올해 3연임 도전에 실패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취임 이후 한 차례 연임 성공한 바 있다.  

과거 포스코그룹은 정준양 전 회장과 권오준 전 회장 등 이전 최고경영자들은 정권 교체 시기에 맞물려 퇴진 압박으로 사퇴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2년 차에, 권 회장은 지난 2018년 문 정권에서 물러났다. 이들 경영자 모두 세무조사 과정에서 자진사퇴했다.

장 후보는 윤 정부 임기 때는 순항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또다시 관치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장 후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장 후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범대위는 “장 후보는 최 회장과 마찬가지로 지난 2019년 중국 백두산 호화 해외 이사회 문제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지난 2020년 최 회장 등과 함께 미공개 정부 이용 자사주 매입의 자본시장법 위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입건된 사전의 제2인사 책임 신분”이라고 주장했다. 

범대위는 이어 “지난 2018년 4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울숲에 5000억원의 과학관을 짓겠다’하는 등 포항시민들에게 상처를 준 장본인”이라며 “과거 회장 경쟁을 앞두고도 전 정권 실세를 수시로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주총 전까지 후추위가 새롭게 구성돼야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CEO가 선임되는 것이 국민의 정서에도 부합된다”면서 “후추위가 추천한 장 후보는 ‘서울숲 5000억원 과학관 논란만으로 회장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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