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김건희·대장동 50억클럽 특검법' 거부권 행사
2024-01-05
윤석열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이 사안은 '정치 공작'이라고 봐야 하며 제2부속실 설치는 현재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명품백 관련 해명에는 적극적이었지만 일각에서 예상했던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7일 오후 10시부터 100분간 방송된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도 이렇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명품백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특별 대담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녹화됐다.
김 여사는 지난 2022년 9월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방문한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백을 받았다. 최 목사는 당시 손목시계에 내장된 초소형 카메라로 명품백 건네는 장면을 촬영했으며, 지난해 11월 인터넷 매체인 ‘서울의소리’가 영상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윤 대통령은 최 목사가 어떻게 몰래카메라가 장착된 전자기기를 소지하고 대통령 부인에 접근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의 일"이라며 "서초동 아파트에 살 때 사무실이 그 지하에 있었고, 주민들한테 불편을 주기 때문에 검색대를 만들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에 대해서는 "제 아내가 중학교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부인이 박절하게 대하기 참 어렵다"며 "아마 관저도 아니고 사저에 있으면서 자꾸 오겠다고 하니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만약 저한테 미리 이런 상황을 얘기했더라면, 저는 아직도 26년간 사정 업무에 종사했던 DNA가 남아있기 때문에 조금 더 단호하게 대했을텐데 아내 입장에선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되고 아쉬운 점은 있다"고 했다.
이 사안이 '정치 공작'이라는 시각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여당에서 김 여사가 공작의 희생자가 됐다고 이야기하는데 동의하느냐'는 사회자 물음에 "시계에다가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또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 이렇게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치 공작이라고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며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선을 그을 때는 선을 그어가면서 처신해야 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친인척 및 측근의 비리 예방·감찰을 위한 특별감찰관과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것 가지고 민정수석실이다, 감찰관이다, 제2부속실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제2부속실은 우리 비서실에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는 별로 도움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비리가 있든 문제가 있으면 사후 감찰하는 것이지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제2부속실이 있었더라도 제 아내가 내치지 못해서, 자꾸 오겠다고 하니까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 건데 그걸 박절하게 막지 못하면 제2부속실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저나 제 아내가, 앞으로 국민께서 걱정 안 하시도록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명확하게 단호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어쨌든 이런 제2부속실을 비롯한 제도들은 지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에 대해선 "감찰관은 국회에서 선정해 보내고, 대통령실은 받는 것"이라며 "제가 사람을 뽑고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사안과 관련해 김 여사와 부부싸움을 했느냐는 질문엔 "전혀 안 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뻔뻔한 태도가 암담하다"고 비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끝내 대통령의 사과는 없었다. 대국민 사과와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민의에 대한 대통령의 오만한 불통에 답답함을 누를 수 없다"며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가 어렵다',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단호하게 처신하겠다'는 말이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해명이냐"고 반문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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