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업결합 심사 일본 문턱 넘었다…메가캐리어 탄생까지 남은 허들 '단 하나'

31일, 일본 경쟁당국 공정취인위원회(JFTC) 기업결합 심사 승인
대한항공, 2월14일 EU경쟁당국 승인 목전…사실상 결합까지 미국 단 한 곳만 남겨놔
박재훈 기자 2024-01-31 16:01:59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가 남은 3개의 문턱 중 하나인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냈다. 이로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유럽연합(EU)의 경쟁당국과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놓게 됐다. EU경쟁당국의 경우 오는 2월 14일 승인이 기정 사실화돼 사실상 남은 승인은 미국 경쟁당국 하나로 좁혀지게 된 상황이다. 

31일 대한항공은 합병에 필수 신고국가 중 하나인 일본 경쟁당국 공정취인위원회(JFTC)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앞으로 대한항공의 메가캐리어 달성을 위한 기업결합 승인은 미국과 EU 경쟁당국 단 2곳의 승인만 받으면 되는 판국으로 바뀌면서 속도를 내게 됐다.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앞서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일본 경쟁당국에 설명자료를 제출하고 경제분석 및 시장조사를 진행해 같은 해 8월 신고서 초안을 제출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일본 경쟁당국과 시정조치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진행했다.

일본 경쟁당국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자사 LCC(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까지 결합할 경우 한-일 노선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중복되는 노선에서 시장점유율 증가에 따라 경쟁제한 우려로 시정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일본 경쟁당국과 협의를 통해 결합할 항공사들의 운항이 중복됐던, 한-일 여객노선 12개 중 경쟁제한 우려가 없는 5개 노선을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한 서울 4개노선(서울-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과 부산 3개노선(부산-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에 국적 LCC를 비롯해 진입항공사(Remedy Taker)들이 해당 구간 운항을 위해 요청할 경우 슬롯을 일부 양도할 것을 결정했다.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 사진=연합뉴스


이에 더해 일본 경쟁당국은 한-일 노선에서 화물노선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부문의 매각 결정에 따라 '일본발 한국행 일부 노선에 대한 화물공급 사용계약 체결(BSA)'외에는 별다른 시정조치는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부문의 매각은 남은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고,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진행되게 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측은 이번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에 대해 다른 경쟁당국의 승인보다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이면서, 동북아 허브 공항의 지위를 두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이런 관계에 놓여있는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냄으로써 남은 경쟁당국의 승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과정에서 지난해 3월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2022년 11월 요구한 시정조치안에 대한 결정을 내리면서 합병에 급물살을 타게됐다. 이후 업계에서는 남은 경쟁당국인 EU, 미국, 일본의 승인만 남겨놓게 돼 합별 과정이 순탄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EU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으려던 대한항공은 시정조치안의 협의를 조율하는데 예상보다 긴 장기전을 거쳤다. EU경쟁당국은 7월5일 종료할 예정이었던 결합 2단계 심사를 8월 3일로 연기하고 인천-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 등 4개 주요 노선에 대해 시장 경쟁 제한 우려를 표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EU경쟁당국 측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등 국내 LCC에 운수권을 이관한다는 시정조치 조율을 통해 기업결합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지난 12월 7일 EU 경쟁당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2024년 2월 14일 이전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잠정적으로 결론 짓겠다"고 공지했다.

이번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게된 대한항공은 기업결함 심사에 대해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승인만 받으면 학수고대하던 메가캐리어로 재탄생하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남아있는 EU,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도 순조롭게 진행중이며, 상반기 안으로 필요절차를 마쳐 연내 최종 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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