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탈당…“썩은 나무로는 조각 못해”

김성원 기자 2024-01-11 14:51:20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전 대표는 신당을 창당해 오는 4·10총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0일 탈당한 ‘원칙과 상식’ 소속 3명의 의원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겠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며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민주당 사당화 문제를 다시 한번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5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까지 역임한 이 전 대표는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나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의 피폐에는 저의 책임도 있다”며 “잘못을 후회하면서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도 말했다. 특히 2021년 치러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헌을 고쳐 후보자를 낸 점,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의 위성정당 허용 결정에 동의한 점을 자신의 실책으로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며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당을 창당해 총선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무능하고 부패한 거대 양당이 진영의 사활을 걸고, 극한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 독점 정치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면서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 4월 총선이 그 출발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꼭 구현하려 한다"며 "정권이 검찰의 칼로 세상을 겁박하고, 다수당의 의석수로 방탄하고, 대통령은 거부권으로 방탄하는 현실을 바로 잡자"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위해 전날 탈당을 선언한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이었던 '원칙과 상식'과 힘을 합치겠다고 했다.

그는 “우선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셨던 ‘원칙과 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다. 어느 분야에서든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 길에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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