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현의 '반석(磐石)'] '그루밍' 이어 '신도 분열'…인천새소망교회, 치유 시급하다
2023-12-31
고진현의 '반석’은 인천새소망교회 사건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장면 등을 재소환, 실체적 진실을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이다.<편집자 주>
목사의 성범죄를 용서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법률적인 단죄는 당연하다. 성직자이기에 일반인에 비해 도덕적 책임은 더욱 무겁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범죄가 단죄된 이후 누가 새롭게 교회를 이끌어야 할 것인가는 별개의 차원에 속한다. 용기 있게 문제를 제기하고, 정의롭게 피해자의 편에 섰다는 점은 교회 대표자가 될 필요조건이다. 하지만 그 자체로 충분조건이라고 하기엔 석연치 않은 지점들도 많다.
특히 교회가 분열의 아픔을 겪고 있으며, 그 상처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면 분명 다르게 짚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인천새소망교회를 둘러싼 논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당초 목회자의 ‘그루밍’ 성범죄를 단죄하는 단계에서 교회 운영권을 둘러싼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었다.
교회는 분열돼 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경기중부노회에서 파견한 최광염 목사가 시무하고 있다. 반면, 전임 김영남 담임 목사의 아들이 일으킨 성범죄를 계기로 반대편에 섰던 신도들은 박성철 목사(예장합동 경기서노회)의 정통성을 주장하며 법리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이 교회를 둘러싼 문제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 최초의 질문은 목사의 성범죄였는데, 왜 해답은 당회장(대표자) 자리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되어야 하는가. 분열되어 버린 교회를 치유할 방법은 없을까.
◆‘그루밍 확정 판결’ 이후…‘담임 목사’ 주도권 둘러싼 법리 다툼
문제의 발단이 된 김다정 목사의 ‘그루밍’ 성범죄는 2018년부터 논란을 빚다가, 지난해 4월 대법원이 징역 5년형의 확정 판결을 내린 뒤 일단락됐다. 여기까지 1차전이었다면, 2차전은 ‘담임목사 및 당회장 지위’를 둘러싼 집요한 법정 다툼이다.
2021년 11월 30일. 법원이 김영남 목사의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을 내리고 박 목사를 교회 직무대행자로 선정하면서 무게의 추는 박 목사 쪽으로 기울었다. 김 목사는 이듬해 1월 12일 사임서를 법원과 노회에 제출했다.
교회가 속한 예장합동 경기중부노회는 2021년 10월 11일 인천새소망교회만 가입을 허락하고, 김모 목사는 제외했다. 법적(교단헌법)으로 보자면 허위교회(정치 제10장 제 6조 9항)가 되었기 때문에 즉시 전권위원이나 임시당회장을 세워야 한다. 김 목사의 후임으로 최광염 목사가 파송됐다.
이에 박 목사(채권자) 측은 인천새소망교회가 당초 교단(예장합동 서인천노회)에서 탈퇴했다가, 예장합동 경기중부노회로 속하는 과정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2021년 11월 박 목사를 교회 직무대행자로 선정한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을 ‘금과옥조’처럼 주장해왔다.
흐름이 바뀐 것은 금년 6월 12일이다. 법원은 김영남 목사가 신청한 제소명령(2023가소15) 신청에 따른 채권자 측이 법원이 명한 기한 안에 제소신고를 이행하지 않아 김 목사가 신청한 2021카합10426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취소신청(선행 가처분)에 대하여 취소 결정을 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박성철 목사에 대한 직무대행자 (대표자) 자격이 상실되자 최금종(장로)외 40명이 지난 3월 12일 김 목사를 상대로 다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2023카합10098) 신청을 했고 또 한번 박성철 목사를 교회 직무대행자(대표자)로 선정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법원은 신청을 기각했다. 길고 지루한 법리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다.
◆ 朴 목사 ‘종교 중독’ 주장…교회 치유에 적합한 개념인가
그렇다면 박 목사 측이 교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명분은 무엇인가. 이들은 정의를 주장하고 있다. 성범죄 피해자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였고, 사건을 폭로했으며, 은폐하기 위한 전임 김 목사와 치열하게 투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쟁의 수단은 교리가 아니라 법리였다. 복수의 민‧형사 소송이 진행 중이란 사실은 법리가 투쟁 수단으로 앞세워졌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박 목사의 신학적 개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른바 ‘종교 중독’ 개념의 그의 신학적 주장의 핵심이다.
박 목사의 생각은 저서인 ‘종교 중독과 기독교 파시즘’이란 책에 정리돼 있다. 신도와 교회의 관계를 대중과 정치 체제(국가주의)의 관계와 등치로 놓는 분석이다. 그는 ‘종교 중독자’들이 집단(교회)과 지도자(목사)에게 종속된 채로 반대편에 서 있는 자들을 적으로 돌린다고 주장한다.
박 목사의 개념에 근거해 인천새소망교회 사례를 분석하면 쟁점은 박 목사에 반대하는 신도들이 ‘종교 중독자’인지 여부가 된다.
‘종교 중독’은 이단의 개념을 확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단’이 교리를 중심으로 판단한다면 ‘중독’은 기준 지점이 모호하다. 여기에 난점이 존재한다. 박 목사가 세상의 법을 무기로 하는 싸움을 선택한 것도 교리에 따를 경우 모호해지는 주장에서 기인하는 듯싶다.
반대편을 적대시하는 경향, 즉 ‘종교 중독’ 현상은 박 목사 측이 김 목사 혹은 최 목사 측을 공격할 때도 확인된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파시즘 비판을 종교에 끌어들이면서 소수파에 몰린 자신들이 다수파를 공격할 때는 ‘정의’, 그 반대의 경우는 ‘불의’가 되는 이분법이 생겨나는 셈이다.
이같은 이분법은 투쟁의 논리일 수 있을지언정 치유와 화합의 신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박 목사의 해법이 아픔을 겪는 교회를 치유할 수 있을까에 의문 부호가 달리는 이유다.
고진현 선임기자
댓글
(9) 로그아웃왜냐히이상 교회 문제를 넘어 사회정의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줄 기대했었다. 그런데 시민단체 관련자가 처응부터 교회치유 등을 성경적 교리적으로 해결하려고도 아니고 법원을 통해서 대표직무대행자가 되어서 결과적으로 교회문제해결이 안되고 오히려 분열을를키우고 말았다.
그렇지만 교회법(교단법)으로 해결하게 되어서 다행이다.
기사에 따르면, 경기중부노회가 교회가입을 받아주어 교회법리적으로 해결하려고 한 것인데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서 감사하다.
혼자 깨끗한척하면서 피해자는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것들이 왜 교회를 혼란에 빠뜨려??
그것이 배후 시민단체가 하는 일인야? 천하를 어지럽히는 것들아 썩 예수의 이름으로 물러갈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