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반도체 협력 강화 가속…TSMC 맹추격 박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협력 강화를 위해 조만간 네덜란드 출장길에 오른다. 그동안 이재용 회장이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에 관심을 보인만큼 독점 생산체계를 갖춘 ASML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길에 함께 동행한다. 이 회장은 이번 네덜란드 방문을 통해 반도체, 방위 산업, 원전, 첨단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개발과 설계, 제조장비 등 반도체 강국으로 손꼽힌다. ASML을 비롯해 세계 최고의 원자층증착(ALD) 장비 업체인 ASM, 차량용 반도체 세계 선두주자인 NXP 등의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목숨 걸고’ 떠난 네덜란드 출장길에 반도체 핵심장비 제조사 ASML을 방문해 반도체 협력 확대에 나섰다. 

당시 이 부회장과 ASML 경영진은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네덜란드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의 이번 네덜란드 출장 동행은 ASML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기 위한 연장선이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과 미래 전략사업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행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하이 NA EUV’ 도입…파운드리 1위 TSMC 추격 발판 마련 

삼성전자는 ASML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를 추격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오는 2024년에 ASML의 노광장비인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이 NA EUV를 이용한 반도체 양산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ASML에서만 독점 생산하는 하이 NA EUV는 7㎚(나노미터=10억분의 1ｍ) 이하 초미세 반도체 공정 구현에 필수적이다. 대당 가격은 수천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역시 하이 NA EUV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ASML가 하이 NA EUV를 독점하고 있고 1년에 30대~40대를 생산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간 수주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해당 장비 도입 여부를 공식화되지 않았으나 최근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5년 5대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하이 NA EUV 도입 여부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TSMC와 인텔보다 EUV 노광장비 도입이 늦은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번에 하이 NA EUV 도입하게 되면서 TSMC의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