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TV' vs '트위치' 양대산맥 구도 한쪽으로 기우나?
2022-10-27
"불이 났다고 해서 구경갔는데, 그게 우리집이었어요."
트위치가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하기로 함에 따라 한 순간에 갈곳을 잃은 트위치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나온 말이다. 이에 따라 스트리머들은 아프리카TV, 네이버 '치지직', 유튜브 등 저마다 갈 곳을 모색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트위치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오는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트위치는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며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로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2월 27일 이후로는 유료 상품을 구매할 수 없게 되며, 스트리머들도 수익 창출이 불가해진다.
아프리카 1강 체제로 국내 방송 플랫폼 구도 변화 전망…변수는 네이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트위치가 돌연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함에 따라 국내 방송 플랫폼의 구도도 변화될 예정이다. 원래는 아프리카, 트위치 둘이 호각을 이루고 있었지만 아프리카 1강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와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토종 기업이다. 인터넷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별풍선 같은 후원 시스템이 활성화돼 있다는 게 강점이다. 방송 문화나 유저들의 연령대에 있어서도 트위치와 가장 유사성이 크다.
트위치의 한국 서버 종료 소식이 나오자 당시, 아프리카TV의 주식은 전날대비 30% 폭등한 1만9200원을 찍었다.
다만, '치지직' 이라는 변수도 존재한다. 치지직은 네이버가 준비한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로, 오는 19일 베타 서비스를 앞두고 있으며, 내년 정식 오픈을 준비 중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5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게임 스트리밍의 비공개 시험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게임 커뮤니티 기능을 좀 더 확장해보자는 생각에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게 됐다"며 "준비하는 과정에서 MCN(크리에이터들의 소속사), 시청자들도 많이 만나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라는 대안책도 있지만 방송과 채팅 사이에 수초 가량의 지연 현상 발생해 스트리머와 시청자 사이에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은 방송인들 사이에서 늘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이용자 층이 너무 광범위해 방송 분위기가 기존 스트리밍 플랫폼과 다르고, 악플 등에 대한 대처가 어렵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히며, 트위치의 유동 인구 수요는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스트리머들 대부분 네이버 치지직 선호…"아프리카 친목 심해 비추"
아프리카TV, 치지직,유튜브 등 현재 거론되고 있는 플랫폼 중 트위치 스트리머들의 의견도 극명하게 갈린다.
트위치에서 버츄얼(가상인간)로 활동을 하고 있는 스트리머들은 트위터를 통해 "언젠간 서비스 종료를 할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금방 찾아오게 될 줄은 알고 있었다"며 "아프리카TV로 떠나야 할까 고민이 많네요."라고 착잡한 마음을 표현했다.
따효니, 인간젤리, 강지 등 이미 네이버와 미팅을 마친 대기업 스트리머들도 수두룩하다.
트위치에서 방송 중인 한 스트리머는 "아프리카TV가 체계적이고 신입들이 방송하기에 최적화돼 있으나, 친목이 너무 심하고, 라인을 타야하는 부분이 걱정된다"며 "네이버 치지직을 선호하는 스트리머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스트리머들의 이적과 관련해 트위치도 발벗고 나설 계획이다. 댄 클랜시(Dan Clancy)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스트리머들과 그들의 커뮤니티에 아프리카TV나 유튜브 등과 같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인지하고 있다"며 "스트리머들이 트위치 서비스 내에 알림 기능(Onsite Message)을 활용하고 타 서비스들로 연결되는 링크를 게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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